나는 당신의 등뼈를 본 첫번째 사랑이지요
당신의 등뼈에 붙은 살이 얼마나 얇은지 알고 있는 사랑이지요
그렇게 얇은 삶이 바람에 견딘 것을 알고
손가락으로 당신의 등을 더듬어볼 수 있도록 허락하신 일과
뒤돌아서서 날 깨우쳐주신 마른 가슴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내가 처음부터 만질 수 없었던 당신의 몸은 바람이 부는 동안
내가 사는 골목까지 날아와 기다렸지요
당신은 그때 젖은 시집 속으로 부끄러워하는 몸으로 들어왔지요
혼자서, 납작하게 살아온 당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줄까요
불빛처럼 아름다운 당신의 이야기를 밤새 읽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