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 할머니시인의 아름다운 시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8-04-05 09:28:34    조회 : 360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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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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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금 ♤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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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갈 힘 ♤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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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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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늘 ♤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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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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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밀 ♤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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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햇살과 나♤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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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 장 ♤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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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
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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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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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는다는 것 ♤

나이를 먹을 때마다
여러 가지 것들을
잊어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사람 이름
여러 단어
수많은 추억
그걸 외롭다고
여기지 않게 된 건
왜일까
잊어 가는 것의 행복
잊어 가는 것에 대한
포기
매미 소리가
들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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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에게 ♤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부모님께 효도하기
아이들 교육
수많은 배움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일어나서
뭔가를 붙잡는 거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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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올 거야♤

혼자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그리고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난 불행해.......”
한숨을 쉬고 있는
당신 에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틀림없이 아침 해가
비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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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타 도요는 올해 100세
할머니이다

도요가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둔 100만엔을 털어
첫시집 '약해 지지마'를 출판
100만부가 돌파되어
지금 일본열도를 감동시키고
있다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난 도요는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져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었다

이후 전통 료칸과 요리점 등
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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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20대에 결혼과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33세에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을 해
가며 정직하게 살아왔다

1992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녀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 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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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손으로 써낸
평범한 이야기가 지금
초 고령사회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일본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제 그녀의 위로가
현해탄을 건너와

한국사람들에게
그리고 미국에도 전해져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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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 했네
배운 것도 없이
늘 가난했던 일생
결혼에 한번 실패 했고
두 번째 남편과도 사별한 후
20년 가까이 혼자 살면서
너무 힘들어 죽으려고 한
적도 있었던 노파

하지만 그 질곡 같은
인생을 헤쳐 살아오면서
100년을 살아온 그녀가
잔잔하게 들려주는 얘기에
사람들은 감동을 먹고
저마다의 삶을 추스르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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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늘 지금부터야
그리고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그러니 약해지지 마
난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살아 있어서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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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타 도요
(しばたとよ, Shibata Toyo) 시인
1911년 6월 26일 ~ 2013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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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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