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왔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쳤였는데 그 때 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는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