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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충만되어 오신 하느님을
나는 광주의 신안동에서 보았다
그런 뒤로 가슴이 터질 듯 부풀었고
세상사람들 누구나가 좋아졌다
내 몸뚱이가 능금처럼 붉어지고
사람들이 이쁘고 환장하게 좋았다
이 숨길 수 없는 환희의 순간
세상 사람들 누구나를 보듬고
첫날밤처럼 씩씩거려 주고 싶어졌다
아아 나는 미워하거나 울어버리거나
넋마저 놓고 헤매이지 않으련다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이라면 피라미
한마리라도 소중히 여기련다
숨을 쉬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입맞추고 입맞추고 또 입맞추고 살아가리라
사랑에 천번 만번 미치고 열두번 둔갑하여서
이 세상의 똥구멍까지 입맞추리라
* 김준태 시인은 광주항쟁 시를 많이 쓰셨습니다.
당시 광주 민주항쟁시를 발표한 후 보안대에 체포되어
상상을 초월하는 고문을 받고.......
나오셔서 위의 시를 쓰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