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붙은 눈꺼풀과 문드러진 입술에 대하여
정든유곽의 맑은 아침과 식은 아랫목에 대하여
이제는, 정든유곽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발자국을 위하여
질퍽이는 눈길과 하품하는 굴뚝과 구정물에 흐르는
종소리를 위하여 더럽혀진 처녀들과 비명에 간 사내들의
썩어가는 팔과 꾸들꾸들한 눈동자를 위하여
이제는 누이들과 처제들의 꿈꾸는, 물같은 목소리에 취하여
버려진 조개껍질의 보라색 무늬와 길바닥에 쓰러진
까치의 암록색 꼬리에 취하여 노래하리라
정든 유곽 어느 잔칫집 어느 상갓집에도 찾아다니며
피어나고 떨어지는 것들의 낮은 신음소리에 맞추어
녹은 것 얼어붙은 것 갈라터진 것 나가떨어진 것들
옆에서 한 번, 한 번만 보고 싶음과 만지고 싶음과
살부비고 싶음에 관하여 한 번, 한 번만 부여안고 휘이 돌고
싶음에 관하여 이제는 다만 때 아닌, 때 늦은 사랑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