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십자가 / 윤동주

작성자 : 헬레나08    작성일시 : 작성일2016-03-08 11:00:25    조회 : 677회    댓글: 3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무시무시한 일제 강점기때, 참담한 민족의 현실이 괴로워 몸부림치던 시인이 순교라도 결의 하듯 위의 시를 썼다고도 합니다. 순결한 영혼을 가진 시인은 이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겠다는 마음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 된다면 하늘 밑의 어두워가는" 시대 앞에 "모가지를 드리우고" 조용히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꽃처럼 피어날 청춘의 피를 흘리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슬픔으로 빛나는 '십자가'를 우리가  한 번 더 읽으면서 마음의 떨림을 경험하는 것 외에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습니까. 
 
 
 

댓글목록

작성자: 헬레나08님     작성일시:

우리는 시가 인기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시를 읽고 쓰고 있습니다.  시를 공부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윤동주 시를 깊이 있게 공부 하려고할 것입니다.
저 역시 윤동주 시를 깊이 있게 공부해 보려고 연구계획서에 윤동주 시 연구라고 적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아직 윤동주 시를 마음이 저려와서 명편들, 특히 '서시'를 끝까지 읽지 못하고 책장을 덮곤 한답니다.

작성자: 미리내님     작성일시:

문득 "존경"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친일파로 낙인찍힌 시인들...
이름을 열거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분들이 한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고 하지만 과연 그분들의
이름앞에 "존경하는~"이란 단어를
우린, 불러주지 않지요

어제 이승범 신부님의 사순특강에서
-낙원이란
"예수님과 얼굴을 마주보며
 그분의 생각과 일치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 하시더라구요
그러고 보면
존경하는 윤동주 詩人께서는
예수님의 진정한 제자였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헬레나08 님!!
한동안 뵙지 못하여
궁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답니다
이렇듯 다시 뵈니 반갑습니다.
봄이 어느새 우리곁에 와 있네요
날마다 행복한 시간이시길요^^

작성자: 헬레나08댓글의 댓글     작성일시:

예에~미리내님!
감사해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자주 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