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윤동주 - 눈 오는 지도

작성자 : 헬레나08    작성일시 : 작성일2015-11-26 14:08:18    조회 : 472회    댓글: 2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훌훌히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 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나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댓글목록

작성자: 헬레나08님     작성일시:

"시 전체가 온통 눈으로" 덮여 있는 느낌이어서 순결한 영원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 미리내님     작성일시:

예!!
이 詩에서 조국을 "순이"로 비유하였고
함박눈은 "슬픔"으로 -
詩人은 조국을 빼앗긴 슬픔에
마음이 몹시 괴로운 상태였나 봅니다

감상 잘 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