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詩] 저수지 / 이윤학

작성자 : 헬레나08    작성일시 : 작성일2015-12-09 16:40:20    조회 : 514회    댓글: 2
하루 종일,
내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저수지가 나오네
내 눈 속엔 오리 떼가 헤매고 있네
내 머릿속엔 손바닥만한 고기들이
바닥에서 무겁게 헤엄치고 있네
 
물결들만 없었다면, 나는 그것이
한없이 깊은 거울인 줄 알았을 거네
세상에, 속까지 다 보여주는 거울이 있다고
믿었을 거네
 
거꾸로 박혀 있는 어두운 산들이
돌을 받아먹고 괴로워하는 저녁의 저수지
 
바닥까지 간 돌은 상처와 같아
곧 진흙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섞이게 되네

댓글목록

작성자: 헬레나08님     작성일시:

"속까지 다 보여주는 거울"
한없이 깊은 '저수지'를 찾아 나서고 싶은 저녁답입니다.

작성자: 미리내님     작성일시:

저녁의 저수지에 詩人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고 있네요
오리 떼는 살면서 겪어온 상처들,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어쩌면 영원히 치유되지 못할 상처 하나가
돌이 되어, 산의 큰 바위가 되어
詩人의 힘든 마음을 더욱 검게 물들게 하네요...
이윤학 시인의 시는 넘 쓸쓸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