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들판 위엔 바람을 놓아 주십시오.
마지막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어,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극의 따뜻한 날을 베푸시고,
완성으로 이끄시어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단 맛을 넣어 주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는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도록 혼자로 남아서
깨어나,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뭇잎 떨어져 뒹굴면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댓글목록
작성자: 헬레나08님
작성일시:
저도 오래 살았는데 오래 산 것 같지 않고.....
아직도 릴케의 가을날 같이 혼자 깨어 긴글을 읽고...
이리저리 마음이 헤매입니다~~~
작성자: 미리내님
작성일시:
그럼 저도 오래 산 거네요 ㅎ
옛날에는 오십살까지 살기도 힘들었다는데요^^
늦은 밤,
글을 읽는 헬레나님의 모습이 참 아름다운걸요^^
간간히 여행도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