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까이 2 / 이성복

작성자 : 헬레나08    작성일시 : 작성일2015-08-07 13:32:05    조회 : 433회    댓글: 1
자꾸만 발꿈치를 들어보아도
당신은 보이지 않습니다
때로 기다림이 길어지면
원망하는 생각이 들어요
까마득한 하늘에 새털구름이
떠가고 무슨 노래를 불러
당신의 귓가에 닿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만나지 않았으니
헤어질 리 없고 헤어지지
않았어도 손 잡을 수 없으니
이렇게 기다림이 깊어지면
원망하는 생각이 늘어납니다

댓글목록

작성자: 미리내님     작성일시:

기다림이 원망이 되고 원망이 깊어지면 절망이 된다는 거,
그러나 어느날 절망마저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작자의 글이
지난주 주보 간지에 실려 있더라구요
죽음가까이 가서야, 불의 세례를 받고 나서야
자신이 경험한 사랑이 숭고한 사랑이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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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