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꽃 / 문인수

작성자 : 헬레나08    작성일시 : 작성일2015-08-21 17:25:20    조회 : 489회    댓글: 2
방패 같은 커다란 잎이 우포늪 가득 착 발려 있다
잎의 표면엔 무슨 두드러기 같은 가시가 썸뜩썸뜩 돋아 있는데,
그렇듯 제 뿌리짬의 그 무엇을 무섭게 누르고 있다
그런데 그걸 또 불쑥 뚫으며 솟아오른 꽃대궁 창끝
피칠갑의 꽃봉우리에도 줄기에도 그런 가시가 돋아 있다
 
저 온갖 적의와 자해의 시간이 오래 무더웠겠다
 
그러나 누가 말할 수 있으리 마침내 고요히 올라앉은 滿開,
만 개의 캄캄한 문, 만 번은 또 무너지며 신음하며 열어 젖혔겠다
악의 꽃, 저 길의 끝 오 저 고운 웃음에 대해 숨죽여라 지금 소신공양 중이다

댓글목록

작성자: 미리내님     작성일시:

문인수 시인 65세에 미당문학상 시상식에서 부인이 넘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구요
나이 한참 들어서 두각을 나타낸 시인...
부인이 초등교사였는데 뒷바라지 하느라 참 힘들었겠지요^^
아내의 소신공양이 없었다면...
헬라나님!!!
詩 잘 감상했답니다^^

작성자: 헬레나08댓글의 댓글     작성일시:

그랬군요~
"젊지 않은 나이에 시(노래)를 익혀 득음(미당문학상)의 경지를 열어졌혔"군요.
연꽃 속에 자신의 전부를 투사하는 시인의 마음이 독자들 마음을 사무치게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