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고백의 형식들 / 이성복

작성자 : 헬레나08    작성일시 : 작성일2014-12-25 19:02:20    조회 : 524회    댓글: 0
읽기도 전에 사랑에 빠지는 책들이 있습니다.
시인 이성복의 시에 관한 글 21편이 담긴 <고백의 형식들>과
시인, 평론가 16명과의 대담을 실은
<끝나지 않는 대화 : 시는 가장 낮은 곳에 머문다>란 책이 그렇습니다.
 
 
  
  시에 대한 각서 10
 
 시를 읽는 것은 읽는 사람 자신의 삶을 읽는 것이다. 시는 우리가 미처 짐작하지 못한  진실에 눈뜨게 해 준다. 우리 삶은 미세한 실핏줄들로 얽혀 있다. 나날의 습관에 가려 보이지 않는 그 실핏줄들은 끊임없이 삶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실어 나른다. 시를 쓰는 것은 바로 그 미세한 혈관들의 지도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고백의 형식들> -163페이지
 
  시에 대한 각서 20
 
 시 쓰는 이 자신의 삶이 담보되지 않은 시는 잔고가 없이 발행되는 수표와 같다. 그에 반해 가장 아름다운 시는 전 재산을 걸고 떼어 주는 백지수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누가 감히 그렇게 무모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아무도 발디디려 하지 않는 조악한 현실의 가장 낮은 늪이야말로 시가 자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는 점이다.   <고백의 형식들> -166페이지
 
  시에 대한 각서 21
 
 사람의 지옥은 시의 낙원이다. 시 쓰는 사람은 필히 어렵고 불편한 삶의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티끌 먼지도 없는 높은 산언덕에서 연꽃을 찾을 수는 없다. 시라는 연꽃은 온갖 퇴적물이 부패하고 발효하는 진흙 수렁에서만 피어난다. 본래 깨끗하고 예쁜 것을 지금 깨끗하고 예쁘다 해서야 무슨 대수일까. 지금 추하고 흉한 것이 본래 귀하고 아름다운 것임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면, 시는 무엇인가?   <고백의 형식들> -167페이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