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수련을 만나고 왔습니다.
햇빛을 받고 있는 수련은 모네의 수련 연작을 떠올리게 했고
모네가 화폭에 담아낸 수련만큼 아름다운
서정주의 시도 떠오르게 했습니다.
내 시선이 햇빛 쏟아지는 꽃잎에 머무는 동안
내가 사랑했거나 내가 사랑하는 시와 그림들 다 지우고
수련만 남겨 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서님들 시간 내서 관곡지 한번 다녀오시어요.
생태계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수 천송이 수련들이
제가 가진 아름다운 것 아낌없이 다 보여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