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월 영적 도서 (영적 삶의 샘8)「손넨샤인에서 슈타인까지」
지은이 : 요셉 봐이스 마이어, 빌헬름 게에를링스, 기스베르트 그레사케
Josef Weismayer 1936년 생, 신학박사
오스트리아 Wien 대학교 교의신학, 영성신학 교수
Gisbert Greshake 1933년 생, 신학박사
독일 Freiburg 대학교 교의신학 교수
Wilhelm Geerlings 1941년 생, 신학박사
옮긴이 : 전헌호 신부
전헌호(실베스텔) 신부는 서울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했고, 오스트리아의 Wien대학교에 유학하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5년 7월 5일에 서품을 받았다. 대구의 하양성당, 진량성당, 성 바울로성당 주임신부로 근무했고, 가톨릭신학회 회장으로서 한국가톨릭신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며,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신학대학원 원장, 가톨릭사상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인간과 영성연구소 소장으로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교의와 교의 신학」, 「넉넉함 가운데서의 삶」, 「코모 호숫가에서 보낸 편지」, 「불완전한 인간과 힘」, 「다시 찾은 기쁨」, 「아래로부터의 영성」,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 「참 소중한 나」, 「사랑의 집」, 「교회 영성을 빛낸 수도회 창설자」, 「행복한 선물」, 「영작 삶의 샘」 외 다수가 있고 저서로는 「인간에의 연민」, 「자연환경, 인간환경」, 「거룩한 갈망」, 「태양을 먹고 사는 아이들」, 「상대성 이론과 예수의 부활」, 「식물이 여행을 포기한 까닭은?」, 「내가 우주보다 더 위대하다고?」,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들」, 「인간, 그 전모」, 「원칙과 변칙 그리고 반칙」, 「가능성과 한계」 외 다수가 있다.
나눔의 글
<영적 삶의 샘>은 요셉 봐이스 마이어, 빌헬름 게에를링스, 기스베르트 그레사케 - 이 세 분의 교수 신부님들이 1980년부터 1990년대 중반에 걸쳐 작업하여 출판한 책입니다.
<영적 삶의 샘> 시리즈 8-10권에서는 에디트 슈타인, 디트리히 본회퍼, 칼 라너와 같은 현시대의 뛰어난 영적 삶의 스승들을 소개할 뿐 아니라, 비교적 덜 알려진 영성가들과 영성운동들의 문헌들도 섬세한 고찰로 선택하여 풍부한 설명이 곁들여 집니다.
영성은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해당하는 것이기에 교회의 일치 운동에도 중요한 몫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스도교 문헌뿐만 아니라 유대인의 문헌도 영적 삶의 샘이 될 수 있기에, 또한 미래의 영성을 열어가는 새로운 조류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였다고 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활발하게 시작된 해방의 영성, 그리고 테제 공동체, 예루살렘-공동체들, 성령 운동 등과 같은 영적 공동체들도 이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영적 삶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했던 열성적인 사람들의 모범적인 삶과 증거는 그리스도인에게 큰 도움을 주고, 이러한 영적 문헌과 성경을 읽는 것은 영성 생활을 발전시켜 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며 현시대의 다양한 종교적 체험의 길들을 전체적인 안목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입니다.
서문
이번에 출판하는 현대 영성의 문헌들은 (<영적 삶의 샘>. 8-10권) 지금까지 출판해온 <영적 삶의 샘>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부분이다. 이 문헌들을 통해서 우리는 전체를 종합하는 안목으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다양하게 전개된 그리스도교 영성이 어떤 모습과 형식들로 구성되었고, 주된 테마들과 관심거리는 무엇이었으며, 그러한 것이 발생하도록 한 자극과 동기들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본다.
앞서 발행한 <영적 삶의 샘>들에서 저자들은, 선정한 텍스트들이 기록된 시대와 배경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진술했다. 20세기의 다양한 영성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여기서도 우리는 같은 자세로 작업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어떤 시대가 지닌 영성의 특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서술하려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가능한 일인데, 여기서 하려는 작업은 우리가 얼마 전에 살았거나 아직도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바로 우리 자신의 영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다.
시대 분석가로 잘 알려진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는 현시대를 “새로운 불투명의 시대”라는 표어로 특징지은 바 있다. 그의 분석대로 우리는 복잡하고 다양하며 정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다원주의라는 특징을 지닌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중심이 존재할 수 있으며,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어떤 공통적인 성격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은 우리로 하여금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요청한다.
그래서 여기서 그리게 되는 윤곽들이 시도의 성격을 강하게 지니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을 서술하는 일은 시도해 보는 것 이상의 성격을 지니기 어렵기 때문이다.
‘근대’에서 ‘현대’로
<영적 삶의 샘> 5-7권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근대는 서로 다른 여러 가지 특징들과 더불어 그때까지 불변의 것으로 지켜져 온 기존 질서들이 붕괴 되어 가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존재가 된 각 개인이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한 방법으로 자신의 유일성과 자유를 주장하면서 그때까지 자신을 얽어매고 있던 온갖 사슬로부터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주체적인 인간은 자신만의 고유하고 유일한 방법으로 하느님 앞에 직접 서 있는 것을 인식하고, 이러한 자신만의 유일한 방법을 자신의 내면에서 체험하고 구현하고자 했다.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 올바로 인식한 바와 같이 근대는 종교를 통한 해방을 추구했다. 하느님 앞에 자유로운 주체로서 각 개인은 자신이 그러한 존재로서 동시에 세상으로 파견되는 것을 안다. 그런데 그가 파견되는 세상 역시 점점 더 자신의 고유한 의미를 획득해 가는 존재였다. 이 세상은 더 이상 중세 때와 같이 본질적이고 신적인 실재를 위한 ‘상징’ 또는 ‘관문’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고유한 목적을 지닌 존재이다. 그래서 세상을 위해 그리고 세상 안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종교적 과제’로 떠올랐다.
그런데 “세상의 고유한 의미가 성장하는 것만큼 하느님의 실제와 자주성에 대한 느낌은 약해져 갔다”(로마노 과르디니). 그렇게 하여 ‘근대’가 진행되는 동안 인간과 세상은 하느님과 하느님의 말씀으로 규정되던 것으로부터 점점 벗어났다. 과르디니에 의하면 이러한 과정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한 방향에서는 하느님을 세상 안으로 끌어들였다. 근대의 일원론은 하느님을 세상의 근원 또는 영혼으로, 역사를 이끌어가고 역사 안에서 자신을 계시하는 분으로 이해하는 것에서 발생했다. 신적인 요소는 세속적인 일들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갔고, 마침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철학에서 말하는 ‘신적 자연’이 신과 동일시되기에 이르렀다.
다른 방향에서는 세상이 점점 더 실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들의 통합으로, 그리고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법칙들의 통합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이해에 의하면 신적 실제라는 것은 낯선 어떤 것이고 의미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