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셀름 그륀 신부의 어린왕자」
안셀름 그륀 지음/ 이선 옮김/ 120쪽/ 1만1500원/ 영림카디널
묻고 묻는다,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발행일2019-06-02 [제3147호, 13면]
160여 나라에서 번역돼 읽힌 베스트셀러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출판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책이다. 베네딕도 수도회 수사이자 저명한 영성가인 안셀름 그륀 신부가 「어린 왕자」에서 영성의 샘물을 길어 올린다.
그륀 신부는 “어린 아이들은 현명한 철학자”라고 말한다. 「어린 왕자」의 주인공 ‘어린 왕자’처럼 어른이 아니라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 속에 숨어있는 오아시스처럼 무한히 샘솟는 지혜의 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륀 신부는 독자들이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기 내면의 아이’와 교감하도록 초대한다.
「안셀름 그륀 신부의 어린왕자」는 「어린 왕자」 속의 13가지 장면을 돌아보면서 독자들에게 삶, 사랑, 행복 등 이 「어린 왕자」가 전하는 삶의 지혜를 신앙의 눈으로 통찰한다.
그륀 신부는 책에서 ‘하느님’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또 도덕적인 삶을 살라고 강조하지도 않는다. 그저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 생명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를 찾아나갈 뿐이다. 이 질문들은 신앙을 막론하고 모든 이가 한 번쯤은 마주치는 질문이자, 삶의 궁극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의 존재를 찾는 여정은 동시에 하느님을 찾는 여정이기도 하다.
그륀 신부는 “(「어린 왕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려주고자 한다”면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면 누구나 올바르게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