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후반부에 ‘우주나이환산’ 수록.
<KJH 편집>
호모 심비우스는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하버드대 고전학파 캐슬린 콜먼 교수의 도움을 받아 만든 인간의 새로운 학명이다. 그는 ‘현명한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를 버리고 이 지구를 다른 생명과 공유하며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공생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나자고 주장했다. 그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그대로 옮겨보았다.
“나는 우리가 두뇌회전이 빠른, 대단히 똑똑한 동물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현명하다는 데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우리가 진정 현명한 인류라면 스스로 자기 집을 불태우는 우는 범하지 말았어야 한다. 우리가 이 지구에 더 오래 살아남고 싶다면 나는 이제 우리가 호모 심비우스로 겸허하게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모 심비우스는 동료 인간들은 물론 다른 생물 종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호모 심비우스의 개념은 환경적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이기도 하다. 호모 심비우스는 다른 생물들과 공존하기를 열망하는 한편 지구촌 모든 사람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
최재천 <호모 심비우스> 중에서
“언제부터인가 생물학은 가장 잘나가는 과학 분야가 되었지만, 생물학의 모든 세부 분야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언젠가 우리나라 모 연구비 제단에서 특별히 ‘첨단’과학 분야에 집중 지원을 한다고 하기에 정성스레 지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이 있다. 그런데 심사도 하기 전에 그 재단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분이 전화해 내가 괜한 수고를 했다고 알려주는 ‘친절함’을 베풀었다.
내가 연구하는 생태학은 첨단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심사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나는 그분에게 ‘첨단’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내 예상대로 그는 대단히 곤혹스러워했다.
우리가 언제부터 첨단이라는 단어을 자주 사용했는지는 몰라도 아마도 ‘cutting edge’ 또는 ‘leading e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