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골목 / 박한

작성자 : 계희hall    작성일시 : 작성일2018-05-14 00:06:26    조회 : 284회    댓글: 1
골목은 왜 이리 얌전한지
자꾸만 쓰다듬고 싶어요
숨을 쉬는데
신호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손가락 마디를 보면
내가 헤맸던 길목을 알 수 있죠
골목은 지붕들이 기르는 것이라서
부르는 이름들이 달라요
고장난 컴퓨터였다가
산지직송 고등어였다가
김숙자씨였다가
지현엄마였다가
가끔은 현석아 놀자가 돼요
왜 골목이
밤이면 군데군데 멍이드는지
술취해 돌아오는 일용직
김기석씨를 보면 알죠
그래도 골목은 도망치지 않습니다
(......)

댓글목록

작성자: 계희hall님     작성일시:

2018년 지용문학 신인상 당선작입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예쁜 시여서 함께 나누려고 옮겨보았습니다.

* 박한 시인은 시화바오로성당 교우이며 김사비나 자매님의 차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