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 성당 2022년 4월 영적도서 : 성서와 인간-1「상처와 용서」

작성자 : 글라라    작성일시 : 작성일2022-05-31 00:36:39    조회 : 181회    댓글: 1

 20224월 영적도서 : 성서와 인간-1상처와 용서


지은이송봉모 신부

예수회 신부. 로마 교황청립 성서대학원에서 교수 자격증을 받고, The 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에서 신약주석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약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에 성서와 인간 시리즈, 성서 인물 시리즈, 요한복음 산책 시리즈, 예수 시리즈와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을 위한 The Lord Calls My Name, Wounds and Forgiveness등이 있다

 

 

 

 나눔의 글

 

나를 살리고 관계를 회복하게 하는 용서의 길 :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두 가지를 든다면, 죄를 짓지 않는 것과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일 것이다.”(11)

 

이 책은 우리의 약하고 아픈 마음을 이렇듯 공감하고 어루만지면서 시작합니다. 먼저 용서가 무엇인지, 용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우리가 받는 상처를 진단하여 심각한 상처와 사소한 상처로 나누고 그에 따라 제대로 대처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예수회 사제인 저자는 사목자로, 고통을 겪는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그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신학적 심리적으로 돕고자 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상처와 용서

 

형제들이여, 우리 서로 가까이 다가앉자.

우리를 떼어놓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자.

적이란 존재치 않는 것.

이 세상에는 다만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들만이 존재하는 것.

우리가 계속 가질 수 있는 행복,

유일한 행복이 이 세상에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면서

사랑하는 것 뿐이다.

                ㅡ 로맹 롤랑 ㅡ

 

 

 

머리말


왜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친밀한 관계가 악화되는가? 왜 모든 일이 잘 되어 갈 때에도 친밀한 관계가 악화되는가?

 

삶이 어려워질 때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모든 일이 잘되어 나가는 행복한 상황에서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우리가 살면서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한 세상은 없다. 그러니 적어도 내 편에서 다른 이에게 상처를 덜 주고, 다른 이로부터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러한 길을 부단히 개척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치유되지 않은 지난날의 상처가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삶에 파괴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상처에 대한 정성 어린 돌봄이 있어야겠다. 또 치유하시는 주님께 도움을 청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병자를 고쳐주신 다음 네 병이 나았다는 말을 하는 대신 네가 구원되었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 이 점에서 구원은 곧 치유의 과정이다. 그럼 구원받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 상처와 용서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1

용서, 세상에서 제일 하기 어려운 일

 

세상에서 제일 하기 어려운 것 두 가지를 들라면, 그것은 죄를 안 짓는 것과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 고해성사를 보지만, 어느 고해신부도 다시는 죄짓지 말라고 얘기하지는 않는다.

 

죄를 안 짓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은 용서하는 일이다. 용서할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다가 그 한을 그대로 안고 죽어간다. 이런 얘기가 있다.

 

어느 도시에 경쟁 관계에 있던 장사꾼 두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의 가게는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이들은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나 밤에 잠이 들 때까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망하게 할까 하는 데만 신경을 썼다. 보다 못한 하느님께서 어느 날 천사를 한쪽 상인에게 보내셨다.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고 천사는 이런 제안을 하였다.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큰 선물을 내릴 것이오. 그대가 재물을 원하면 재물을, 장수를 원하면 장수를, 자녀를 원하면 자녀를 줄 것이오. 단 조건이 하나 있소. 그대가 무엇을 원하든 그대 경쟁자는 두 배를 얻게 될 것이오. 그대가 금화 10개를 원하면 그는 금화 20개를 얻게 될 것이오.”라고 말하였다. 천사가 미소를 지으면서, “이제는 화해하시오. 하느님은 이런 방법으로 그대에게 교훈을 주려는 것이오.”하고 말하였다.

 

천사의 말을 들은 상인은 한참 생각하더니, “제가 무엇을 바라든지 다 그렇게 이뤄진다는 말씀이지요?” 하고 물었다. 천사가 그렇다고 하자 상인은 크게 숨을 쉬고는 결심한 듯이 말하였다. “그럼 제 한쪽 눈을 멀게 해주십시오.”

 

 

용서 못한다는 것은 마음이 오그라졌다는 것이다. 달마 대사마음, 마음, 마음이여, 참으로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으니.”라고 한탄을 했다.

 

용서 못한다는 것은 마음이 옹졸해졌다는 것이다. 마음이 옹졸해진 것은 옹졸해지고 싶어서 옹졸해진 것이 아니라 상처를 받으면서 오그라진 탓이다. 우리가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 중 대다수는 한때 얼마나 우리와 다정한 사이였던가! 상처는 친밀감을 먹고 산다고, 한때 다정했던 사람, 신뢰했던 사람이 상처를 주었기에 이제는 바늘조차 꽂을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오그라든 것이다.

 

2

그래도 하느님은 용서하기를 원하신다

 

용서란 그토록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수많은 성인들이 용서를 강조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용서는 주님의 지상 명령이기 때문이다. 용서란 그리스도인들이 분명히 알고 실행해야 할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날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외우며 용서하며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예수님께서 주님의 기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용서 사상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구약성서를 통해서 강조하신 용서 정신과 일치한다. 집회서 27,30- 28,7에는 이웃의 잘못을 용서해 주어라. 그러면 네가 기도할 때에 네 죄도 사해질 것이다. 자기 이웃에 분노를 품고 있는 자가 어떻게 주님의 용서를 (느낄 수 있으랴!) 기대할 수 있으랴.“ 라는 내용의 말이 나온다. 하느님이나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강조하시는 것은 이웃을 향한 우리의 용서가 선행되어야 우리를 위해 주어진 하느님의 용서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용서에 관한 하느님 아버지와 구세주 예수의 가르침은 절대적이다. ‘만약이라든가, ‘하지만이라든가 하는 핑계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상대가 준비가 되면이란 식의 조건도 붙지 않는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일흔 번씩 일곱 번 용서하라고 명하였다. 일흔 번씩 일곱 번이란 무조건 용서하라는 것이다. 성서 숫자에서 일곱은 완전수이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무조건 용서하라고 하신 근거는 당신 자신이 우리를 무조건 용서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어느 수도원 성당 고해소 위에 달려있는 십자가의 예수님은 오른팔이 축 늘어져 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오래전 이 고해소에 어느 신자가 와서 엄청난 죄를 고백하였는데, 이때 신부는 다른 죄는 다 용서할 수 있어도 그 죄만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였다. 바로 그때 고해소 위에 걸려 있던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오른팔이 움직이면서 그 신자의 죄를 무조건 용서하라는 뜻으로 십자를 그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이 십자가의 예수님 오른팔이 늘어져 있다는 것이다.

 

하느님과 예수께서 우리에게 무조건 용서하라고 하시는 까닭은 무엇일까? 하느님의 나라는 용서의 나라이고, 하느님의 통치방식은 용서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점은 구원사업의 정점이었던 십자가 사건에서 잘 드러난다.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던 예수께서는 하느님께 용서의 기도를 청한다. 예수께서 하신 기도,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루가 23,24)

 

여기서 그들은 누구인가? 이들은 유다, 최고법정, 그리고 빌라도이다. 예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당신을 배반한 자들, 당신의 죽으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이들을 용서해 주기를 청하셨다.

 

용서의 왕이신 주님께서는 당신 오른편에 매달린 사형수에게도 용서를 베푸신다.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루가 23,43) 살아 생전 좋은 일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댓글목록

작성자: 글라라님     작성일시:

상처와 용서의 핵심- 마지막 부분입니다.
 6 감정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인간은 누구든지 감정의 사슬에서 풀려나야 한다. 분노, 두려움, 슬픔, 후회의 감정에 젖어 사는 것은 삶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슬픈 감정을 떨쳐버리지 못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슬픔의 농도는 더욱 커져 나중에는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감정의 사슬에서 풀려나기 위한 몇 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첫째, 자기 안에 있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일이다. 둘째, 파악된 감정을 표현하라.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면 건강에 이롭다. 인간의 부정적 감정들은 하나하나 겉으로 표현하고 나면 그 고통이 한결 가벼워지게 되어 있다. 감정 표현이 파괴적인 것이 되지 않으려면 ‘나 – 전달법’을 쓰면 좋다.  자유와 해방을 살아가는 최선의 길은 매 행위 때마다 깨어 있으면서 선택된 행위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반응하게 되면 반응하는 그만큼 우리는 평화를 잃는다. 하지만 반응하지 않고 선택한다면 우리는 상처를 덜 받으면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