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사회 취약계층 죽음으로 내몬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08-22 19:03:57    조회 : 239회    댓글: 0

기후위기, 사회 취약계층 죽음으로 내몬다

역대급 폭염에 온열질환자 1212명, 사망 18명으로 급증… 사회 안전망 보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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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2 발행 [16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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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취약계층은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에 대처할 여력이 없어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서울 용산구

후암동 쪽방촌 주민들이 인근 놀이터 그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1년 반이 넘도록 계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 등 기

후위기 속에 사회 취약계층의 사회 안전망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초안산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업자였던 A씨는 지난해 살던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간 뒤, 사우나

 등을 전전하고 차를 집 삼아 살았다. 지난 6월 A씨가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했고 

구청은 심사 중이었다. 구청은 6월과 7월에 각각 47만 원의 긴급생활지원금을 지

급했지만 두 달 가까이 차에서 생활했던 그는 7~8월 폭염 속에 만성간염을 앓다

가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더위가 한창이었던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다세대주택 옥탑

방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B(3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가 숨진 건 발견되기 

6일 전으로 추정됐다. 사회적 취약계층은 외부와 단절됐거나 만성질환을 앓는 경

우가 많다. B씨도 혼자 살았고, 뇌병변과 희소병을 앓았다.

지난달 초에도 인천시 동구 한 버스정류장 인근 화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20

대 C씨가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

나 다음날 숨졌다. C씨는 길에서 전단지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 사인

은 온열질환이었다.

이들의 죽음에는 사회 취약계층이라는 공통점에다 폭염이라는 기후적 요인이 있

었다. A와 B씨는 만성간염과 뇌병변이라는 기저질환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죽음

을 바라본 빈곤사회연대 활동가(사무국장) 정성철씨는 총체적으로 우리 사회 안전

망에 구멍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가 1년 반 동안 지속되면서 ‘불평등이 확산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초생활보장과 사회정책, 의료 돌봄, 

그리고 주거까지 관련된 문제입니다. 총체적인 문제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올해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린 해는 폭염이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서 봐야 한

다고 지적했다. 소득이 낮을수록 냉방기기 보유 여부와 가동 시간 등 폭염에 대응

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낮아지는 등 고소득층에 비해 저소득층이 폭염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저질환이 있는 사회취약계층에게 폭염은

 치명적이다.

올해 여름철 폭염 일수는 평균 11.6일로 평년보다 길었고, 2018년 이후 가장 더

웠다. 질병관리청 집계 결과 올여름 신고된 온열 질환자는 1212명, 온열 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18명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많았다. 이런 폭염은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 <관련 기사 8ㆍ9면>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나충열 신부는 “현재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사회 취약계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

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신부는 “기후변화 위기는 자연을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시선에서 기인

한다”며 “더 많은 이익과 더 편해지기 위한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하느님

의 창조질서가 파괴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나 신부는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규제 등과 같은 노력뿐만 아니라 이미 그 편의를 누리고 있는 우리들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며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한

다든가 일회용품의 편리함보다 다회용기의 불편함을 선택하는 작은 노력이 하느

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데 큰 힘 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불편함은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사회 취약계층들의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금이나

마 덜어 줄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실천을 촉구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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