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보 개방, 생태계 큰 변화 없어...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7-06-06 17:53:45    조회 : 342회    댓글: 0


6개 보 개방, 농업용수 확보 가능 수위까지만 낮춰
ㆍ생태계 큰 변화 없어…환경단체 “완전히 철거해야”

 

1일 경남 창녕함안보 수문이 열리자 멈춰 있던 낙동강물이 흐르고 있다. 창녕함안보의 수위는 5m에서 4.8m로 낮춘다. 연합뉴스
1일 경남 창녕함안보 수문이 열리자 멈춰 있던 낙동강물이 흐르고 있다. 창녕함안보의 수위는 5m에서 4.8m로 낮춘다. 연합뉴스

 

정부가 상시 개방을 위해 1일 4대강 16개 보 가운데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 등 6개 보의 수문을 열자 환경단체와 어민들은 환영했다. 하지만 전면 개방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와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 수문이 일제히 열렸다. 환경단체들은 “강 회생의 물꼬가 되길 희망한다”며 “강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 보 해체를 포함한 복원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날 경남 창녕함안보, 대구 강정고령보 등에서 ‘낙동강을 흐르게 하라’는 주제로 선언문 낭독, 퍼포먼스 등 환영행사를 했다. 차윤재 상임대표는 “22조200억원이라는 세금이 든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녹조라떼 배양장이 됐고 물고기는 폐사하고,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살아가는 죽은 강이 됐다”며 “기대만큼 수문이 열리지 않았지만 역사적인 순간이다. 보를 철거할 때까지 10년 동안 4대강 사업을 옹호한 적폐세력과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등 낙동강권 지역 시민환경단체가 참여한 환경단체다.

 

4대강 보 상시 개방 직전인 1일 오전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 앞 낙동강에 긴 녹조띠가 그물에 걸려 있다. 강윤중 기자
4대강 보 상시 개방 직전인 1일 오전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 앞 낙동강에 긴 녹조띠가 그물에 걸려 있다. 강윤중 기자
.
또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보의 수문을 열었다는 점은 환영하지만, 6곳만 수문을 개방했고, 개방 정도가 약해 생태환경 변화와 녹조현상 완화 등 수질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보의 수위를 지속적으로 낮춰 궁극적으로는 모든 보에서 수문을 상시 개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낙동강 일대 어민들은 이날 조업에 나서지 않았다. 유속이 빨라져 자칫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보의 수문 개방으로 하류의 물살이 빨라진다”며 “낚시와 물놀이 등을 하는 시민들은 주의하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10분 간격으로 내보냈다.


합천창녕보와 창녕함안보 사이에 있는 박진교 하류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장기적으로 보 철거를 원하고 있다. 어민들은 모랫바닥이어야 할 강바닥이 썩어가는 펄층으로 변하면서 용존산소량이 부족해 어획량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하천학회와 낙동강경남네트워크도 지난해 12월 김해 대동선착장과 창녕함안보, 강정고령보 상류 등 3개 지점의 낙동강 바닥 퇴적층을 조사한 결과 간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힌 바 있다. 어민 한모씨는 “4대강 사업 이전과 요즘을 비교하면 물고기가 90% 정도 줄어 조업하면 기름값도 못 번다”고 말했다. 한 어민은 “통발을 올리면 시궁창 냄새가 난다. 살아 있는 물고기는 온통 블루길과 배스뿐”이라며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매일 통발을 올렸는데 이젠 5일에 한 번 올려도 비어 있는 게 태반”이라고 말했다. 낙동강에서 조업하는 어민은 448명이다.


농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경남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에 있는 우강양배수장은 보 수위를 낮췄지만 들판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양수펌프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이곳 양배수장은 낙동강 물을 끌어올려 도천면·영산면 일대 들판에 공급한다.


양배수장 관리인은 “이상 없이 용수를 잘 공급하고 있다”며 “물 부족 현상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우강양배수장과 직선거리로 600m 떨어진 길곡양수장도 농업용수를 끌어올리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농민 박소복씨(76)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수문을 열어도 논이 강가에 있어 물 공급은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정부의 일방적 조치라며 반대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낙동강 인근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강영백씨(65)는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묻고 정책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가뭄이 심각한 마당에 수문을 개방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훈·백경열·권순재·박태우 기자>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6011856001&code=940100#csidx90db95171778d3daa17d31ca49d3db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