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물러갔지만…기후변화의 역습…콜레라·말라리아·뎅기열 확산 우려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6-09-01 21:59:50    조회 : 501회    댓글: 0
올 첫 일본뇌염 감염자 발생·A형간염 급증
콜레라환자 3명으로 확산, 방역당국 초비상


기록적인 폭염은 물러갔지만 콜레라, 말라리아, 뎅기열 등 감염병 발생이 잇따르면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부른 전염병의 창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31일 국내 콜레라 환자가 1명 더 발생해 3명으로 불어났으며 올해 첫 일본뇌염 감염자도 나왔다. 특히 2001년이후 국내에서 15년 만에 발생한 후 콜레라는 집단발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자가 1명에 그치면 단발성 해프닝일 수 있지만 2명 이상 나오면 ‘아웃브레이크(대유행)의 조짐’으로 보는데 3명의 콜레라 환자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비상상태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자체 발생한 콜레라는 9월에 더 많았기 때문에 콜레라균이 만일 해수에 만연해 있다면 이것은 시작일 뿐”이라며 “거제지역에서 100건 정도 설사환자 신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질병관리본부는 ”해수면의 온도 상승이 콜레라균 번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 남해안 바닷물의 온도는 28~30도로 예년보다 5도가량 높았다. 바닷물 온도는 천천히 떨어지기 때문에 10월까지도 콜레라 환자 추가 발생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폭염이 부른 감염병은 콜레라 뿐이 아니다. 모기가 늘어나면서 말라리아 환자는 524명으로 이미 3년 평균(456명)보다 많다. 특히 동남아 등지에서 모기가 급증하면서 치명률이 높은 뎅기열에 감염된 여행객이 올 1~8월 320명(최근 3년 연평균 136명)으로 급증 추세다. 같은 기간 작은소참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54명(최근 3년 동기 34명)이 걸렸다. 털진드기가 매개하는 쓰쓰가무시 감염자도 3년 평균의 3.5배인 926명이다. A형간염 감염자도 올들어 3331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2013~2015년 같은 기간 평균(990명)의 3.4배다. A형간염은 여름철에 오염된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데 올해 유달리 여름이 긴 것과 관련 있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이밖에 냉방병인 레지오넬라증 환자도 벌써 75명(지난해 25명)이다.

기상이변은 학교급식의 집단 식중독 사고도 몰고 왔다. 식중독은 대장균 같은 세균이나 노로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치는데 이 중 세균은 높은 기온의 영향을 받는다. 지난 22일까지 집단 식중독으로 신고된 5개 학교의 사례는 모두 대장균이 원인이었다. 기후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21세기 말 한반도 기온이 현재보다 5.3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반복되고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철저한 대책이 시급하다. 감염병ㆍ온열질환에 대한 건강감시망을 구축하고, 취약계층 보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병원체와 외래종 유입에 대비, 육상ㆍ해상생태계 모니터링도 강화도 요구된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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