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달의 이슈]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에서 찾는다.
등록일자 2016-02-15 10:36:58 조회수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에서 찾는다.
커뮤니케이션팀 박희정 연구원
1월 중순, 연일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연이은 강추위에 지난 토요일에는 국민안전처에서 서울지역 한파경보에 따른 긴급재난 안내 문자를 받기도 했고, 우리나라의 겨울철을 빗댄 말인 삼한사온(三寒四溫)이 무색할 정도의 이상기후에 항간에서는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웃지 못 할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특히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효되었던 24일은 대부분 지역에서 올겨울 들어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18도를 나타냈는데 이는 2001년 1월 15일(-18.6도) 이후 15년만의 최저기온이라고 한다. 그 밖의 몇몇 지역에서도 기상 관측 이래 일(日)최저기온 기록을 깨고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하며 한파의 정점을 찍었다.
이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는 한파와 폭설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계량기와 수도관 동파사고가 잇따르고, 농가의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기도 했다. 또 크고 작은 눈길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도 있었고,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에 육지와 섬을 이어주던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이 전면 통제되었다. 제주도는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로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또, 23일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응급실 530개소에서 한랭(寒冷)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20일 나흘간 발생한 한랭(寒冷)질환자 수는 55명으로, 이 중 2명은 사망자였다고 한다. 한랭(寒冷)질환자 수는 지난 10~16일의 24명과 비교하면 2.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강추위가 계속됐던 이번 주까지 집계에 넣으면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이번 한파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북반구에 위치한 다른 국가에서도 영향을 미쳤는데 미국은 미 동부 일부에 근 100년만의 폭설과 함께 시속 100km의 눈폭풍이 몰아쳤고, 외신에 따르면 미 워싱턴에는 눈폭풍 ‘조나스’(Jonas)의 영향으로 23일(현지시간)까지 약 60㎝의 폭설이 내렸다고 한다. 이로 인해 미 기상청은 주말 눈폭풍이 최소 5,000만명 이상에게 영향을 끼침에 따라 최소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경우, 중국 중앙기상대에서 지난 24일 중국 전역에 두 번째로 심각한 한파경보인 오렌지색 한파주의보를 재차 발령했고, 중국 상하이는 영하 7도까지 떨어지며 35년 만에 최악의 한파를 기록했다. 그리고 아열대 지역인 홍콩의 판링에서 눈발이 날리고, 니가타현을 비롯해 동해에 인접한 일본 열도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이처럼 북반구를 강타한 이번 한파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제트기류의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여기서 ‘제트기류’란 북반구 중고위도 지표면 11㎞ 인근에서 동쪽으로 1년 내내 빠르게 부는 바람을 말하며, 강한 제트기류는 북극의 찬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북극지역의 빙하가 점점 녹으면서 과거와 비교했을 때 중위도와 고위도 지역의 온도차가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극지방에 있는 영하 50~60도의 차가운 공기덩어리인 ‘폴라보텍스(Polar Votex)’가 내려오게 되었다. 그리고 약해진 제트기류로 인해 아시아와 북미에 폴라보텍스(Polar Votex)가 장기간 머무르면서 이상저온(한파, 폭설)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全세계적으로 이상고온(폭염)이나 이상저온(한파) 등 극한기후로 인한 재난·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그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Paris Agreement’에도 모든 국가는 국가적응계획을 수립하고, 이행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며,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을 명시하여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적응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도 지난 12월 20개 부처 합동으로 ‘제2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16~2020년)’을 수립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수립한 2차 적응대책은 과학적인 기후변화 위험관리 체계를 마련하여 보다 정확한 기후변화 정보를 제공하며, 기후변화에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계층과 지역을 우선적으로 관리하고, 건강과 재난 관리에 대해 선제적인 대응시스템을 마련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바야흐로 기후변화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이제는 新기후체제에 발맞춰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기후변화 적응을 통해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재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취약성을 감소하고 회복력(Resilience)을 제고해야 한다.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건설은 기후변화에 적응(Adaptation)할 때 시작될 것이다. ▨
참고자료
서울 5년 만에 한파경보, 한랭질환자 급증…나흘간 사망 2명 (‘16.1.24 한국경제)
전국 올겨울 가장 춥다…최저기온 경신·서울 ?18도 (‘16.1.24. 연합뉴스)
꽁꽁 얼어붙은 지구촌 …미국 기록적 폭설과 중국 강추위 (‘16.1.24. 한국일보)
한반도를 강타한 한파…폭설·추위 부른 제트기류 정체는 (‘16.1.24. 매일경제)
기후변화 대비, 범정부 국가적응대책 마련 (‘15.12.22. 환경부 보도자료)
IPCC 제5차 평가보고서(WG Ⅱ) 영향, 적응 및 취약성 (20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