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기후변화 심상치 않다…그 대응은?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6-03-19 17:37:12    조회 : 662회    댓글: 0
[풍향계]기후변화 심상치 않다…그 대응은?
화학연, 탄소자원화연구소 개설…에너지연 주축 융합연구단 구축 등 연구조직화

슈퍼 엘니뇨현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올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일부 섬나라는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사라질 예측도 심심찮게 들린다.

모두 기후변화로 예상되는 일들이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대의 화두다.

상승하는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가운데, 작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도 지구온도 2℃ 낮추는 것을 목표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전략들이 발표된 바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BAU(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 대비 37%(3.1억t)을 감축키로 했으며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온실가스 포집·활용·저장 종합 계획 수립, 온실가스 감축목표 로드맵 수립 등을 제시했다.

문제는 철강·석유화학 등이 주된 산업인 국내에서 현재 감축 수단만으로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탓에 기술혁신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으며,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기술개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 출연연, 기후변화 대응 융합연구단 구축…에너지연·표준연·기계연·생기원 참여

220BF43656CBB4C519C692


지난 연말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융합연구단이 출범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기우)이 주관이 된 미래에너지플랜트 융합연구단(Future Energy Plant Convergence Research Center·이하 FEP 융합연구단). 이 연구단은 '초청정·고효율 연료다변화형 미래에너지 생산기술개발'을 목표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신용현),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영수) 등과 다수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의 목표는 '파리기후협정'에서 체결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의 주범인 CO₂의 배출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문제는 발전·철강·석유화학 등 온실가스를 주로 배출하는 화석연료 기반 산업이 국내 산업의 주축을 이룬다는 데 있다. 대안으로 불리는 신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상대적인 고가로 당장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연구단은 석탄 화력발전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오염을 줄여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단은 ▲순산소 순환유동층 연소 전산모사 및 통합공정 모사패키지 개발 ▲고효율 순산소 순환유동층 보일러 발전기술 개발 ▲초임계 이상급 발전시스템 적용 효율향상 소재개발 ▲순산소 유동층 시스템 고효율 대기오염 저감기술 개발 ▲발전소 물 사용량 저감을 위한 배기가스 및 냉각탑 물 회수기술 개발 등 5대 세부과제를 세웠다.

순산소 순환유동층 보일러 발전기술 개발을 통해서는 평균발열량 5000kcal/kg 이하의 저급 연료를 사용해 45% 이상의 발전효율을 갖는 고효율의 연소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또 증기의 온도와 압력을 임계점까지 상승시켜 발전효율을 크게 높이는 초임계 보일러 유체회로기술 확보와  CO₂원천분리 기술개발도 이뤄내야 할 과제다.

화력발전소 수명 관리와 연장을 위한 재료열화, 고온 재료 물성 측정 표준 개발, 초임계 발전 재료 고온 환경 특성 평가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발전 배기가스에 포함된 CO₂와 물을 분리해 재활용하는 기술과 발전설비 냉각수 소비량을 50% 이하로 절감하는 기술도 함께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재구 FEP 융합연구단장은 "석탄 화력발전은 여전히 국내 발전량의 38%를 차지하고 있다"며 "석탄이 연소될 때 발생하는 증기의 온도와 압력을 높여 발전 효율을 끌어올리는 기술, 배기가스를 깨끗하게 처리하는 기술, 발전용수 절약기술 등을 개발해 지구온난화에 적극 대응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화학연 '탄소자원화연구소' 개설…기후변화 대응 전문연구소로 '부각'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은 올 초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5연구본부 1연구단 4지원본부에서 1연구소 4연구본부 1연구단 4지원본부로 조직을 개편했다.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탄소자원화연구소'를 새롭게 출범했다. 이 연구소는 기후변화 전문연구소로 기존 연구본부보다 한 단계 격상시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탄소자원연구소는 ▲온실가스지원화학연구 ▲C1가스전환연구 ▲전기화학전환연구 ▲인공광합성연구 ▲온실가스분리화수연구 ▲그린탄소전환촉매연구 ▲C-산업육성연구 등으로 연구그룹을 세분화 했다.

탄소자원화정책센터도 개설했다. 탄소자원화를 위한 기획부터 성과창출까지의 전략을 수립하는 곳으로 향후 '국가탄소자원화전략센터'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과학기술로 온실가스를 화석연료 대체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산업계 변화도 주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2615EE3556CBB4FB202823

연구소는 온실가스를 포집해 화학소재와 연료로 생산하면 연간 온실가스 1000만t을 감축할 수 있으며, 여기에 부생가스를 활용해 화학소재와 연료로 생산하면 연간 온실가스 2000만t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핵심 전략은 탄소자원화. 이는 발전소·제철소·석유화학공단·폐기물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 함유 가스(CO₂, CH₄, CO 등)를 대체자원으로 활용해 화학제품과 연료로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며 화학적으로 활성이 낮은 화합물로 폐기물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기술혁신을 통해 자원화 하면 다양한 연료와 기초 화학제품 생산의 원료로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소가 주목하는 것은 일산화탄소(CO). CO는 대표적인 부생가스다. 부생가스는 석탄에 열을 가했을 때 부산물로 생성되는 가스로, 주로 제철공장과 석유화학공장 등의 공정에서 많이 생성된다.

국내 철강부생가스 CO의 발생량이 연간 168억Nm³에 이른다. 대부분 부생가스는 태워 열량을 회수하는데, CO는 연소할 때 동일한 열량의 기준보다 3배 많은 CO₂를 발생시킨다. 이에 연구소는 부생가스를 태우지 않고 탄소를 포집·정제 과정을 통해 전환, 화학소재 및 연료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탄소자원화 핵심기술을 단기간에 개발하고 이를 탄소자원화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사업화 기반 조성, 정부·연구기관·산업계 협력 촉진을 위한 탄소자원화 허브 구축까지 이뤄나갈 방침이다.

전기원 화학연 탄소자원화연구소장은 "개설된 연구소는 전문연구소다. 탄소자원화 대형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닌 상용화 연계까지도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탄소자원화의 R&D 허브 구축에 탄소자원화연구소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미국은 천연가스가 충분해 기존 석탄을 천연가스로 바꾸면 에너지 개편이 가능하다. 중국은 GDP로 나눈 원단위 배출량을 감축목표로 설정해 한국보다 부담이 적을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화석연료에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빈곤국으로, 온실가스 저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헬로우과학

2016.02.22 박은희 기자(kugu99@hellodd.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