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전 지구적인 이슈이자 사람들의 경제활동이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일상생활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의 불확실성과 복잡성 때문에 과거와 같이 관주도의 물리적인 시설 위주 접근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최근에는 민간 주체들이 지역적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여 위험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역할 분담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 적응은 다양한 위계의 민관 주체가 관련되어 있고 도시, 건강, 재해, 물 관리 등 여러 분야에 광범위하게 걸쳐 있어 수직적, 수평적 정책 통합을 필요로 합니다. 효과적인 적응을 위한 지역의 역할과 거버넌스적 접근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입니다 .
우리나라 적응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2010년 「제1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11~2015)」수립을 통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응을 위한 지역의 역할과 거버넌스가 강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적응에 대한 우선순위가 높지 않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책의 연계성이 약하며, 부문별 의사결정에 적응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거버넌스 기제가 마련되어 있지 못한 실정입니다.
■ 기후변화 적응과 거버넌스 효과적인 적응을 위한 거버넌스의 역할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거버넌스의 필요성
2014년 발표된 IPCC 5차 보고서는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에 초점을 맞추었던 적응정책을 위험(risk) 관리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림 2-1> 에서 보듯이 기후변화 위험은 기후변화 관련 현상이나 경향에 의해 유발되는 위해 (hazard), 취약성(위험에 대한 민감성), 노출(위험에 처한 사람, 자산, 생태계)의 상호작용에 의해 좌우되며, 인위적 기후변화, 자연적 기후변동성, 사회⋅경제적 과 정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무엇보다 기후변화 위험은 불확실성과 모호함, 복잡성이 내재되어 있어서 과거의 사상(events)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미래의 변화와 잠재적인 영향에 대한 장기적이며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기후변화 적응을 촉진시키는 많은 행동은 수자원 관리, 연안 보호, 방재, 건강, 도 시, 주택, 인프라 등 다른 분야의 여러 정책과 광범위하게 연계되어 있고, 다양한 민관 주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어서(다양한 주체 간(정부, 기업, NGO, 시민사회단체), 위계 간(국제사회, 중앙정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 커뮤니티), 기후변화 영향이나 적응 행동의 영향을 받는 부문(물, 건강, 산림, 생태 계 등) 간 수직적, 수평적 통합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의 협력을 통해 적응역량을 높이고 적응행동 간에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잘 조정된 거버넌스가 중요합니다.
기후변화 적응과 지역 거버넌스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한 피해가 지역의 자연적, 물리적 특성 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요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응대책의 효과적인 설계와 집행을 위해서는 지역 이해당사자의 필요를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응정책의 모니터링과 평가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적응 행동의 공간적 확장, 학습, 조정을 위한 기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지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기후변화 적응은 다양한 위계의 정부 간 조정과 협력을 필요로 하는 다층적 거버넌스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지역 거버넌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정치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선행연구 검토 및 적응 거버넌스의 특징
선행연구 검토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 연구는 적응 거버넌스 혹은 위험 거버넌스의 일반적인 특성을 제시한 연구와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적응을 위한 거버넌스적 접근의 효용성을 제시한 연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로는 OECD 10개 국가의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 혁신 사례를 다룬 바우어 등(Bauer et al, 2014)의 연구가 있습니다. 이들은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의 과제로 i) 여러 정책 영역에 분산되어 있는 적응정책을 수평적으로 어떻게 잘 통합할 것인가? ii) 행정위계별로 수직적으로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iii) 불확실성에 대응하여 지식을 의사결정 과정에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iv) 기후변 화 영향을 받지만 적응능력이 부족한 민간 이해당사자들을 적응정책 결정과정에 어떻게 광범위하게 참여시킬 것인가? 등 4가지를 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거버넌스 유형을 다루고 있습니다.
적응 거버넌스 사례 연구는 기후변화 취약성을 줄이고 주민의 적응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여러 거버넌스 유형을 보여 줍니다. 브라질 북동부의 시에라(Ceara)에서는 가뭄 취약성을 악화시키는 전통적인 가뭄 구호 대책을 대신하여 주민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탈중심적 참여적 거버넌스에 의한 프로젝트(MAPLAN)를 도 입하여 성공적인 적응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의 특징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의 구조, 과정, 목적 등은 다른 거버넌스와 공통점을 가지지만 기후변화 위험의 특성으로 인해 다른 특징을 지니는데, 본고에서는 선행 연구 검토를 토대로 적응 거버넌스의 특징을 i) 다층적 거버넌스, ii) 적응적 거버넌스, iii) 사전예방적 거버넌스와 회복력, iv) 위험관리를 위한 지식의 공동생산 등 네 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자료 : Smit, B. and J. Wandel (2006). p. 286.
다층적인 거버넌스는 i) 공공-공공, 공공-민간 등 주체 간 거버넌스, ii) 건강, 물, 재해, 생태계 등 부문 간 거버넌스, iii) 완화, 지속가능발전 등 적응과 관련된 주제 간 거버넌스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다시 구조적으로 의사결정 위계나 행동 이 일어나는 공간적 위계에 의한 수직적 거버넌스와 부문 간, 민관 주체 간 수평적 거버넌스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적응적 거버넌스 혹은 적응적 관리는 분산화된 의사결정, 절차적 합리성, 집약적 과학의 특성을 지니며, 적응을 위한 많은 대안들을 병행적으로 그리고 차례로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 발견되는 과학적 사실과 정보를 계획이나 대책에 정기적으로 반영하고 효율성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전예방적 거버넌스는 정부가 예측되는 기후변화 영향에 적응하는 것처럼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조치를 취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와 규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응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지식의 통합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한 의사결정에 적응 지식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기후 시나리오의 개발, 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취약성의 변동성 평가, 적응의 수요와 대안, 우선순위의 파악, 적응 정책의 효과성 평가 등 과학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 정책동향 및 사례
우리나라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 관련 정책 동향
기후변화 적응대책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관계 중앙행정기관, 시ㆍ도 및 기초지자체도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기초지자체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은 2015년부터 수립이 의무화되었습니다.
자료 : 관계부처 합동(2015). p. 58.
지자체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 관련 정책
국가 기후변화 적응센터는 2008년 13개 부처가 함께 발표한 「국가 기후변화 적응 종합계획」에 의거하여 기후변화 적응을 통한 안전사회 구축 및 녹색성장 지원 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 역량 강화 및 적응 프로그램의 효율적 실현을 목적으로 2009년 설립되었습니다. 국가 기후변화 적응센터는 국가 기후변화 적응정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적응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진행과 함께 지자체의 적응정책 수립을 위한 정보의 제공 및 확산, 적응정책 수립을 위한 지원도구의 개발 및 가이드라인․ 매뉴얼 제공 등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안심마을이란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 한파 등 이상기후에 의한 위험이 증대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기후변화 취약지역 및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정책지원을 통한 기후복지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후변화 취약지역이 농어촌에 분포하고 있어, 농어촌 지역 또는 도농 복합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소방방재청은 방재마을 시범사업을 실시하였습니다. 방재마을만들기 사업은 지역방재 개념에 입각한 재난대응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2008년 시범지구로 삼척 정라지구, 금산 후곤지구, 장흥 원등지구의 3개 지역이 선정되었습니다. 삼척 정라지구의 경우 재해위험지구 정비, 방재형 생태습지, 방재미래센터, 방재생태하천, 배수로 정비 등이 주요 사업으로 제시되었습니다.
폭염⋅한파 및 풍수해 대응 체계
폭염은 풍수해에 비해 언론매체 등을 통한 대국민 홍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특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관 주도의 폭염 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자료 : 보건복지부(2011). p. 8.
풍수해를 비롯한 재난 대응 거버넌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광역지자체 재난안전대책본부, 기초지자체 재난안전대책본부 등 수직적인 위계에 의한 책임과 역할이 구분되어 있으며, 중앙정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 별로 재난 발생 단계에 따른 관련 부서와 유관기관, 민간단체의 임무와 대응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자료 : 수원시(2015). p. 19.
해외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 정책 및 사례
영국 기후영향 프로그램 및 지역 파트너십
영국의 ACCP의 거버넌스 구조를 살펴보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포함시키고, 지역 의견을 반영하기 위하여 지방 및 지역 적응 파트너십(LRAP) 위원회 (Board)와 지방정부를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키며 외부의 자문도 받습니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지방정부의 추진 실적은 중앙정부에 의해 평가되며, 실적에 따라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로부터 경제적 자원을 할당받습니다.
영국의 기후변화적응전략은 의사결정 과정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한 다면적인 거버넌스 에 의해 운영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적응정책을 실행하는데 거버넌스를 통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 중 영국의 UKCIP(the United Kingdom Climate Impact Programme)는 가장 성공적인 적응정책 프로그램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자료 : UKCIP 홈페이지 http://www.ukcip.org.uk/wizard
영국 기후영향프로그램 (UKCIP)은 기후영향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적응에 관련된 학계, 행정가와 이해당사자를 상호연결시킴으로써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적응계획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 및 도구를 제공합니다.
캐나다 지역 적응 협의체(Regional Adaptation Collaboratives)
캐나다 정부(Natural Resources Canada)가 기후변화 영향에 적응하기 위해 만든 기금형태의 프로그램으로, 3년간 3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지방 및 지역 이해 당사자와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자료 : Natural Resources Canada(2011). 9. 1.
호주 정부 지역 적응 지원 프로그램 및 빅토리아주 적응 파트너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