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공동의 집, 환경 파괴·온난화로 ‘신음’
교황청 국무원 총리 파롤린 추기경,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서 선진 경제 대국 책임 강조
2015. 12. 13발행 [13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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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국무원 총리 파롤린 추기경,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서 선진 경제 대국 책임 강조
▲ 국제 사회는 ‘인류 공동의 집’ 지구의 환경을 지킬 것이지, 아니면 파괴를 가속화해 공멸의 길을 갈 것인지 냉철하게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발전소 굴뚝에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CNS 자료사진】
세계 195개 당사국 대표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새로운 기후변화체제 협약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이 정의와 연대, 공정에 기초한 혁신적 합의안 도출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11월 30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리해 행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연설에서 “특정 이익 집단이 정보를 조작하거나 공동선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파괴에 큰 책임이 있는 선진 경제 대국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자국 이익에 급급하면 공멸을 재촉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경고다.
이번 총회는 2020년 이후 새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매우 중요한 회의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국가별 탄소 배출량 감축안을 확정하고, 철저한 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교황청은 신기후변화체제 협약이 지향해야 할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고, 가난과 싸우고, 인간 존엄성을 증진해야 한다는 목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6일 삼종기도 강론에서 3가지 목표를 다시 강조한 후 “총회 참석자들은 미래 세대와 공유해야 하는 ‘인류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11월 26일 아프리카 사목방문 중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유엔 환경 관련 사무소에 찾아가 파리 총회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다. 교황은 이날 “세상의 아름다운 유산이 인간 이기심과 가난, 소외라는 학대를 받아 파괴될 위험에 처해 했다”며 “국제 사회는 환경을 개선할 것인지, 아니면 파괴할 것이지 냉철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소비문화, 환경 파괴로 인해 가중되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 무분별한 산림 벌채로 인한 사막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강력한 행동을 촉구하는 180만 명의 서명 탄원서를 총회 주최 측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가톨릭이 80만 명의 탄원서를 모았다. 범아마존교회연합 대표인 브라질의 클라우디오 후메스 추기경은 탄원서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산업화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1.5℃ 이하 억제를 위해 탄소 배출량의 급격한 감축을 촉구한다”며 “가난한 나라들이 기후 변화 영향에 대처할 수 있도록 부유한 국가들이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