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와 기후변화, 빈곤 등 이슈가 미국을 22일(현지시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간 대화의 3대 의제가 될 것이라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23일 백악관 환영행사 후 예정된 두 정상의 비공개 회동에서 이들 3대 의제를 중심으로 대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공통 관심사에 관해 교황의 의견을 듣는데 무게를 둘 것"이라며 "하지만 교황이 그 외 어떤 문제라도 제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낙태나 동성애, 이민개혁 등 교황이 꺼내는 어떤 사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박4일 간의 역사적 쿠바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직행한 터라 쿠바 이슈가 자연스레 대화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입니다.
라틴아메리카 출신 첫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와 미국의 역사적인 화해 과정에서 양국 정상에 서한을 보내고,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국교정상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막후 중재자 역할을 했습니다.
이어 교황은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하자마자 미국과 쿠바의 관계정상화가 더욱 큰 결실을 맺도록 양국 지도자들이 참을성 있게 노력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 연장선에서 교황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요청한 뒤 다음 날 의회 연설에서 초당적 지지를 당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또 환경론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후변화 대처를 정부 어젠다로 추진 중인 오바마 대통령과 기후변화를 놓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전망됩니다.
교황은 오는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지구 온난화를 막을 근본적인 협약을 도출해낼 것을 주문해왔습니다.
소득불평등과 빈곤 문제도 두 정상 회동시 핵심 의제로 꼽힙니다.
교황은 젊은 시절 19년 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적 약자 보호에 정부와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소신을 키운 인물입니다.
빈곤과 폭력을 피해 국경을 넘은 이민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교황의 입장도 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두 정상은 지난해 회동에서도 이민문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사회에 공헌한 많은 이민자들이 어렵게 살거나 추방돼 가족과 헤어지고 있다는 점을 교황이 안타까워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구촌 최대 현안인 시리아 난민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통크게 이들을 포용할 것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부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