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끌고, 교황 밀고… 하반기 최대 이슈는 ‘기후변화’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5-09-15 14:27:53    조회 : 469회    댓글: 0
ㆍ미 ‘청정전력계획’ 발표… EU·중국도 “온실가스 감축”
ㆍ12월 파리 총회서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 합의 기대

2020년 이후의 새 기후변화 대응책을 논의하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파리 총회)를 앞두고 기후변화 대응이 하반기 국제사회의 최대 의제로 떠올랐다. 파리 총회에서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는 것은 임기 말 새 ‘업적’으로 환경 이슈를 선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3일 공개된 오바마의 ‘청정전력계획’ 최종안은 미국 내 발전소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계획에 따르면 미국 발전소들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32% 줄여야 하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28%로 높여야 한다. 화력발전은 미국 전체 전력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기도 하다.

또 앞으로 미국의 각 주는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정하고 실행계획을 마련해 2018년까지 환경보호청(EPA)에 보고해야 한다. 주 정부끼리 탄소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제도 도입된다. 오바마는 이달 말 알래스카주를 방문해 온난화가 북극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쿠바와의 관계를 풀고 이란 핵협상을 타결한 그가 임기 말 또 다른 업적으로 ‘기후변화’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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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기후변화 회칙을 발표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힘을 보탠다. 오는 9월 미국을 찾는 교황은 미 상·하원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기로 예정돼 있다. 행보 하나하나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교황의 메시지는 또다시 세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 ‘빅3’인 중국과 유럽연합(EU)도 이미 유엔에 기후변화 목표치를 제출했다. 가장 먼저 목표치를 내놓은 것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7%까지 확대하겠다고 한 EU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장 많지만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감축 의무가 없었던 중국도 기후변화를 막는 데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했다. 지난 6월에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와 연동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0~65%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중국의 감축 목표치는 어느 주요 국가들보다도 높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 중국은 최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내놓은 첫 주요 개도국이다. 그동안 저개발을 이유로 기후변화 대응체제에 참여하지 않았던 중국이 감축 목표치를 내놓은 것은 동참을 거부하고 있는 인도 등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파리 총회는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가 2020년 종료됨에 따라 새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는 자리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은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총회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 협약을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코펜하겐 회의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2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빼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12년 종료 예정이었던 교토의정서 체제는 2020년까지 ‘선진국들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연장됐다. 하지만 이 연장안에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들이 줄줄이 불참한 데다 중국 같은 대형 개도국들도 빠졌다. 참여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합해도 전 세계 배출량의 15%밖에 안되는 반쪽도 안되는 협약’이었던 셈이다.
올 하반기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 이슈로 떠오르고, 미국과 중국이 나서면서 파리 총회에서는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가 도출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가 파리 총회 전에 청정전력계획을 발표한 것은 다른 국가들을 압박해 탄소배출을 큰 폭으로 줄이도록 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경향신문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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