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8개월에서 10년 뒤 최고 염려되는 글로벌리스크
2015 세계경제포럼이 주목한 기후변화의 위협
(재) 기후변화센터 지식네트워크팀 연구원 함주현
지난 1월 21일에서 1월24일까지 일명 다보스(Davos)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이 개최되었다. 세계경제의 현안을 주로 논의해온 본 포럼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세계경제 재건 및 새로운 세계경제 모델에 관한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2015년, 올해로 45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에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리커창 중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국제단체 대표, 각국의 정상을 포함해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저명 학자 등 2,500여 명 이상이 참석했다. ‘새로운 세계 상황(The New Global Context)’라는 큰 주제 하에 기후변화와 부의 불평등, 정치적 불안정, 물 부족 등 주요 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다보스포럼은 ‘기후변화’와 ‘부의 불평등’을 주요의제로 선정하고 첫 날 하루를 온전히 기후변화라는 의제에 투자했다. 우리 문명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역설해왔던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토론을 이끈 가운데 ‘해피(Happy)’를 부른 팝스타 패럴 윌리엄스는 이번 포럼에서 재생 플라스틱을 내구성 있는 직물로 바꾸는 ‘바이오닉 얀’이라는 회사의 제작책임자로 참석해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했다.
2014년 글로벌 리스크(Global Risk) 인식 조사에 따르면 10대 위협 중 3가지가 환경에 연관된 위협으로 ‘물 부족, ‘기후변화 대응의 실패’, ‘생물다양성의 감소’ 였다. 그 중 ‘물 부족’과 ‘기후변화 대응의 실패’는 모두 평균보다 높은 발생가능성과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조사되었다. 물 부족의 경우, 앞으로 인구증가와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식량 생산에 필요한 물 수요량은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또한 식량생산지에 홍수, 가뭄 등을 일으키는 극단적인 기후변화는 곡물생산량을 25%까지 감소(Porter et al., 2014)시켜 식량의 위기가 우려되기도 한다.
미국 NIC(National Intelligence Council)는 식량과 물, 에너지 그리고 기후변화의 상호결합이 2030년에 가장 중요한 글로벌 메가트렌드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예견하였다. 아래 리스크 요인들의 상호 연계 지도를 보면 대규모의 불가피한 이민도 이들과 상호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 위협 요소들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다면 인류가 만든 대재앙을 막을 수 없다.
23일 “기후변화 방지, 발전과 성장(Tackling Climate, Development and Growth)”를 주제로 열린 패널토론에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말처럼 지난 해 가시적인 기후변화의 영향과 파리 정상회담 사이에서 올해는 새로운 국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적합하고도 정말 중요한 해이다. 지난 해 9월 뉴욕에서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거리행진에 전 세계 2천 500곳에서 60만 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전세계 시민들의 인식 수준도 높아졌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경제 패권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을 모두 다 써버리고 엄청난 재앙을 맞이하게 될까 두렵다.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사기업의 참여와 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