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멸망 2016년과 이산화탄소 400ppm [2]
황창연 베네딕토 신부 / 성필립보 생태마을 관장
어느 순간부터인가 대한민국 언론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수목원 분위기가 풍기는 ‘한수원’이라는 이름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들이 ‘한수원’이라는 단어만 듣고 원자력발전소, 즉 납품비리의 온상의 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발전소’라는 기관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특히 수력발전은 우리가 쓰는 전기발전에 1퍼센트도 감당하지 않고 원자력발전소는 우리가 쓰는 전기의 31퍼센트를 생산하는 거대 기업인데도, ‘수력’이라는 단어를 앞에 두어 원자력의 이미지를 약하게 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의 년간 매출액은 66조나 된다. 엄청난 돈이다. 이웃 나라 일본의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 뒤 가동을 중단하는 모습을 본 한국 원자력발전소 관계자들은 가슴이 뜨끔할 것이다.
더욱이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부품은 년간 1백만 개로 2011년 기준으로 부품 구입비만 1조 3천억이 들어갔는데, 그것이 비리로 얼룩져 있다. 원자력발전소 부품 납품 업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수원’ 직원들에게 돈을 상납하고 정품이 아닌 부품들을 원자력발전소 곳곳에 제공해 왔다.
원자력발전소는 국가의 철저한 검증과 시민 단체들도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데, 실제로는 원자력발전소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일반 시민들이 알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국민들은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는 홍보물만 영상매체로 볼 뿐, 실제로 안전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백 년에 한 번도 터지지 않는다고 홍보하지만, 이미 미국에 스리마일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4개월 만에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진행돼서, 건설에 20억 달러가 소요된 설비를 다시 10억 달러를 들여 바로 해체했다.
1986년 4월에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터졌고, 2011년 3월 11일에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4기가 터졌다. 원자력발전소는 안 터지는 발전소가 아니라 터지는 발전소다. 원자력발전소 자체가 얼마나 완벽하게 안전한지는 모르겠지만,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반드시 허점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200명이 원전비리로 조사를 받았고 1년도 안 된 2013년 원전 부품 납품업체는 품질검사 60여 건을 위조했다.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영광 5, 6호기에는 위조부품의 98.4퍼센트가 설치됐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님의 저서 ‘지상에서 천국처럼’의 “우리나라는 세계 6위 원전 대국이기에 여섯 번째로 핵사고가 높은 나라, 여섯 번째로 위험한 나라”라는 표현은 깊이 되새길 말씀이다. 주교님은 이어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보며 “원자력발전소 폭발의 엄청난 재해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의 무력함과 한계”를 지적하시고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셨다.
만약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가 터지면 ‘그게 바로 한민족 멸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인간이 미처 대처할 시간도 없이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할 시간이 바득바득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