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하여 바뀌는 사회 및 정치적 질서

작성자 : admin    작성일시 : 작성일2014-09-04 19:21:39    조회 : 461회    댓글: 0

기후변화로 인하여 사회 및 정치적 질서가 바뀌고 있다.

울리히 백(Ulrich Beck) 독일 뮌헨대 교수, 코스모폴리탄 연구소장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사람들 및 정부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 중 하나이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사회 및 정치 질서를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형태로 바꾸고 있다.

우리가 기후변화가 실제로 일어나는지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대응 또는 적응해야 하는지에 집중하는 동안 기후변화는 우리가 사는 세상, 사회, 삶의 방식, 행위 방식, 생각 방식 등 모든 부분을 이미 모두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와 그 변화를 인식하는 그 모든 것을 나는 “탈바꿈(Metamorphosis/Verwandlung)”으로 정의하고 싶다.

- 예1/ 사회구조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하여 국가, 사회계층으로 구분되었던 기존의 불평등(inequality)의 기준이 아닌 해발 고도로 구분되는 ‘생존의 기회’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구조가 형성된다.

-  예2/ 기후변화가 가지는 윤리적, 존재론적 침해는 새로운 기준, 법률, 시장, 기술, 국가에 대한 인식, 국제협력 등을 야기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정치 참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구축한다.

- 예3/ 기후변화는 우리가 정치나 사회 분석 시 사용하는 “방법론적 국가주의”의 한계를 보여준다.

- 예4/ 기후변화는 정책 결정 시 결정을 하는 사람과 그 영향을 받는 사람이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자가 총체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조직화된 무책임(organized irresponsibility)를 야기하며, 따라서 우리는 국가적 관점이 아닌 전체를 아우르는 ‘코스모폴리탄 관점(cosmopolitan perspective)’을 취해야 한다.

“탈바꿈”은 변화를 주는 방식의 전환을 뜻한다. “탈바꿈”이라는 개념은 지금까지의 세계의 질서, 이해하는 방법, 정치 방법 등 기존의 모든 방식에 대항하여 일어나는 부작용을 통틀어 일컬으며, ‘방법론적 국가주의(methodological nationalism)’에서 ‘방법론적 세계주의(methodological cosmopolitanism)’로의 전환을 뜻한다.

탈바꿈 중에는 글로벌 위기로 인한 해방적 부작용이 있는데, 예를 들자면 모두가 위기를 논함으로 인해서 새로운 공유 자산(common good)이 생겨나는 것과 세계적 재앙을 예견함으로 인해 인간의 생존이 위협되고, 이로 인한 인류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회적 카타르시스가 일어나는 것을 들 수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참혹한 재앙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데, 생태적 위기(ecological risk)와 미국 내 인종차별 주의(racial inequality)의 역사를 연결시킴으로 인해서 글로벌 정의의 새로운 프레임이 등장하였다. 또한 위기의 원인과 그 결과,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카트리나와 같은 재앙에 상징적 의미가 부여되기도 하였다.

인류적 충격으로 인한 “탈바꿈”으로부터 나오는 효과는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서 ‘세계화로의 계기(cosmopolitan moment)’를 만들고, 현존하던 존재적, 윤리적 장치가 재앙과 같은 실질적 경험으로 인해 침해 당하면서 새로운 규범적 기대나 발전의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이로 인한 규범적 변화는 ‘가치 관계(value relations: Max Weber)’ 속 힘의 균형에 따라 형성이 될 것이며, 동시에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경험에서 우러나올 것이다. 21세기에 우리는 자기비판적인 세계 속에서 위기 사회의 규범을 실증적으로 또는 경험을 토대로 분석해야 한다. 그 일례로 ‘기후 정의(climate justice)’가 일러주는 몇 가지 장애물은 다음과 같다.

- 기후변화 위기 관리는 현 세대가 아닌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 세대를 포함한다.

- 식민지 시대와 서구적 사상에서 출발한 현 국제법 시스템은 ‘기후 정의’로 인하여 재검토되고 있다.

- ‘범 지구적 기후 위기(global climate risk)’는 그 동안 소외되었던 국가를 다시 생각하는 장을 만들고, 현재의 제도적 장치나 기관의 개혁이 시급하면서도 정치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도덕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행해져야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기후변화를 기술적으로 국가의 이익 위해 이용하는 행위는 비판 받아야 하며 과거에 다양한 결정을 이끌었던 규범이나 기준 또한 재평가 받아야 한다.

 기후변화는 위와 같이 국제 사회의 모든 질서나 방식을 바꾸고 있다. 세대적 변화 또한 글로벌 위기로부터 생성되는데, 하나의 세대는 역사 속에서 같은 위치에 있으며, 같은 운명을 공유하고, 같은 공통의 문제를 가진다. 기후변화와 같은 세계적 위기는 세계를 분석하는 사회학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재구성하도록 만들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변화는 비단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해석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 위 글은 ‘2014 서울 국제학술대회’에서 울리히 백 교수의 「해방적 파국: 그것은 기후변화 및 위험사회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공개강연에서 발췌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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