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도 기후변화 관심 많아요!

작성자 : admin    작성일시 : 작성일2014-09-04 20:18:54    조회 : 459회    댓글: 0

“젊은 사람들도 기후변화 관심 많아요!”


기후변화센터 주최 ‘기특한 만남’ 시민 400여명 참석해 성황

   2012-07-12 16:05 이유경    

“사과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지구온난화를 야기한 것은 기성세대들인데 젊은이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믿을 사람은 여러분(젊은 세대)뿐이에요. 우리는 조금 살다 가면 그만이지만 여러분마저 지구를 무관심하게 대하면 안됩니다. 정말 미안하지만, 여러분은 행동해야 하는 세대입니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기성세대로서의 책임을 인정하는 유머 섞인 말로 청중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토크콘서트 ‘기특한 만남(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특별한 만남)’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대학생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센터가 주최한 실질적인 첫 행사였다. 마련된 200석이 꽉 차고, 통로에도 앉을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 자리에는 좌장을 맡은 최 교수를 비롯해 MBC 다큐멘터리 ‘지구의 눈물’ 시리즈를 제작한 김진만 PD, CO-UP 양석원 대표, 유한킴벌리 김혜숙 상무, 기후변화센터 대학생 서포터즈 U-Savers 대표 장지은 학생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기후변화, “먹을 것은 줄고 자연해재·새 직종은 늘어난다”

 

‘기특한 만남’은 1부 창립 4주년 기념식과 2부 토크콘서트로 구성됐다. 기념식은 기후변화센터 이장무 이사장의 인사말과 영상 축사, 영상메시지 순서로 진행됐다. ‘기후변화, 이미 내 곁에’라는 주제의 영상메시지에는 기후변화가 먹거리, 재난, 일자리, 물가 등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후변화로 온도가 상승하면 식량 생산량이 줄어 직접적으로 우리네 식탁에 영향을 미친다. 매년 여름이면 홍수, 태풍 등 ‘물폭탄’이 쏟아지는데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자연재해의 발생빈도가 증가하지만 이것을 시설물 건설이라는 방법으로 대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재해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센터 측 입장이다. 또 기후변화는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아토피와 알레르기, 뎅기열, 식중독 등의 질병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

대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취업도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탄소배출권,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면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기후변화센터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2008년 2702억원에서 2011년 4141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상산업 시장규모도 2000년 46억원에서 2009년 443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커졌다. 관련 일자리 증가는 청년실업 해결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배출권 거래제를 활용하면 이윤을 창출할 수도 있다. 오는 2015년 실시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다. 쉽게 말하면 온실가스 배출 권한을 사고파는 제도로 기후변화로 인한 이윤 창출의 대표적 예시다.

2부 토크콘서트에서는 기후변화센터 정책위원인 서울대 이정재 교수가 정책요약집에 대해 소개했다. ▶장바구니 물가 안정화 ▶재난대비 통합시스템 구축 및 강화 ▶기후변화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 시스템 구축 ▶다양한 녹색 일자리 지원책 마련 ▶기존 에너지 산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기후변화센터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요약집을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지구는 후대에게서 빌린 것···렌트 비용 지불해야 할 때”

본격적으로 시작된 토크콘서트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였다. 400여명의 청중들이 대부분 대학생 등 젊은 층이었기 때문에 패널들은 지루하지 않게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첫 발표자는 ‘눈물 시리즈’로 명품 다큐멘터리 시대를 연 MBC 김진만 PD였다. 김 PD는 “의도치 않게 자꾸 오지를 맴도는 PD”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MBC가 파업하니까 시간이 많다. 덕분에 이런 좋은 자리에 참석해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PD는 남극과 아마존 등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을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그가 준비한 영상에는 이상기후로 엄마 펭귄이 먹이를 구하러 멀리까지 나가는 바람에 엄마를 기다리던 새끼 펭귄이 죽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농장을 만들기 위한 인간의 이기심으로 아마존 산림이 화염에 휩싸인 장면도 있었다.

김 PD는 “추워야 할 남극에서 쥐와 토끼가 뛰어놀고, 2010년 북극에서는 맨하탄 4배의 넓이의 빙하가 녹았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의 밀림은 지난 40년 동안 베네수엘라 크기만큼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구는 ‘자가(自家)’가 아니다. 후대들에게 빌린 것”이라며 “렌트 비용을 지불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재천 교수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김 PD는 “개인도 중요하지만 법과 제도를 통해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종량제가 처음 시행될 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현재는 자연스러운 일상”이라며 법과 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두 번째 발표는 기후변화센터의 대학생 자원활동가 U-Savers의 학생대표 이화여대 장지은 학생이었다. 대학생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통한 대학생의 의견을 소개했다.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취업이었다. 환경이나 기후변화는 상위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가 취업이면서도 학생들은 녹색일자리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녹색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이 많아졌다고 느끼는 학생은 17%에 불과했다.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학생은 무려 83%에 달했다. 장지은 학생은 “녹색일자리의 개념이나 구체적인 취업 방법 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가 귀찮으면 지구가 살아난다”

CO-UP의 양석원 대표는 지구를 위한 행동으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를 제안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활성화 된 ‘카 쉐어링(Car sharing)’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양 대표는 “내 차를 가진 사람들 중 실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시간은 전체 중 20%에 불과하다”며 “80%의 시간 동안 차는 잠자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카 쉐어링은 내가 쓰지 않는 80%의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대여하는 개념이다. 다른 사람에게 빌려줌으로써 1대의 차량을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주장이다. 양 대표는 “‘Me’에서 ‘We’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용자전거와 비슷한 사업도 소개됐다. 자동차가 필요한 사람은 지정된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대여해 목적지까지 간 후 인근의 지정 주차장에 돌려주면 된다. 관리 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다.

유한킴벌리의 김혜숙 상무는 ‘스마트워크 오피스’의 효과를 소개했다. 높은 칸막이로 각자의 자리가 분리된 사무실을 개조하는 것만으로도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기존 사무실의 높은 책상 칸막이는 공기의 흐름을 방해해 에어컨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김 상무는 “280명의 본사 직원들이 사용하는 선풍기만 200개가 넘는 것도, 1인 1개 휴지통도 낭비였다”고 말했다.

칸막이를 낮추고 휴지통을 없애는 등 사무실을 개조한 결과는 놀라웠다. 휴지통을 없애는 것 하나만으로도 직원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현저히 줄어든 것. 김 상무는 “버려지는 자원이 줄어든 단 하나의 이유는 ‘귀찮아서’다”고 꼽았다. 복도의 공용 쓰레기통까지 움직이기 귀찮다는 이유로 쓰레기가 줄었다는 것. 작은 것인데도 사람의 행동이 변했고 이로 인해서 ‘지구 살리기’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설명이다.
 

청중, 적극 질문공세···“유익했다”는 소감도

마지막 순서로 청중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내부를 메운 젊은 청중들은 질문공세에 적극적이었다. 기후변화를 대하는 젊은 층의 태도가 결코 무관심하지 않다는 증거였다.

인하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온난화가 지구의 반복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김진만 PD는 “먼저 학자가 아니라서 객관적인 답변이 힘들다는 것을 알아달라”며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또 그는 “이대로라면 우리의 후손과 다른 생명들이 고통 받을 것”이라며 “지구의 주인은 인간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특한 만남에 참석한 대학생 최종현(24)씨는 “기후변화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특히 녹색일자리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게되서 좋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 황소미(21)씨는 “일상생활에서 조금 불편한 것이 지구를 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온 대학생 이선미(22) 씨도 “평소 녹색일자리에 관심이 많았던터라 오늘 내용이 더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후변화센터 김소희 사무국장은 “생각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기특한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경 기자 leeyou@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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