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BIG ASK" 캠페인에 거는 기대

작성자 : admin    작성일시 : 작성일2013-12-28 15:51:40    조회 : 500회    댓글: 0

[지구와 환경] 환경 이야기

2005년 5월25일 국제적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 영국 지부는 영국의 세계적 얼터너티브 록 밴드인 라디오헤드와 함께 ‘빅 애스크’(Big Ask)라는 이름의 기후변화 캠페인을 시작했다. ‘큰 요구’로 해석될 수 있는 이름의 이 캠페인은 영국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어도 해마다 3%씩은 반드시 줄여나갈 것을 규정한 기후변화법 제정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당시 영국에서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높았으나,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라디오헤드의 리드 보컬 톰 요크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이 나라에서 지구 온난화를 조금이라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그러면서 지금 나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빅 애스크에 참여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대중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캠페인은 성공이었다. 2006년 11월15일 당시 영국의 노동당 정부는 기후변화법 도입을 선언했다. 영국 전역에서 13만명이 그들의 지역구 의원에게 그 법안을 지지하라는 요구를 하고, 646명의 의원 중에 412명이 캠페인과 동시에 국회에 제출된, 연간 3%의 이산화탄소 감축안 입법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한 뒤였다. 그 뒤 2007년 3월13일 법안의 초안이 발표됐고, 1년 반 동안의 의회 논의 과정을 거쳐 2008년 11월26일 마침내 입법화가 이뤄졌다.
 
한국에서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환경운동연합을 중심으로 한 전국 50여 시민환경단체들이 23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의 케이티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이야기가 있는 기후변화 콘서트’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판 ‘빅 애스크’ 캠페인의 시동을 건다.
 
이들의 목표도 영국의 빅 애스크 캠페인과 비슷하다. 국민 10만명의 온·오프라인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전달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만든 기후변화법 초안을 바탕으로 2050년까지의 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담은 기후변화법 제정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한 법이 필요한 것은 정권마다 바뀌는 정부의 계획으로는 확실한 온실가스 감축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정부 계획으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업들의 투자도 유도하기 어렵다.
 
영국의 빅 애스크 캠페인에서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가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것처럼 한국의 빅 애스크 캠페인에도 대중음악가들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가수 홍순관, 한영애, 원모어찬스 등이 이미 참여를 약속했다.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미 400ppm을 넘어서, 이대로 가면 과학자들이 경고한 선인 산업혁명 이전 대비 상승폭 섭씨 2도 억제선을 지키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지구를 이런 상황으로 몰아가는 데는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인 한국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한국에서 막 출범하는 빅 애스크 캠페인이 영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법 입법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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