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멸망 2016년과 이산화탄소 400ppm [1] (2013.06.30 수원교구 주보)

작성자 : 라파엘    작성일시 : 작성일2014-01-02 16:56:53    조회 : 653회    댓글: 0
지구멸망 2016년과 이산화탄소 400ppm [1]
 
황창연 베네딕토 신부 / 성필립보 생태마을 관장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터진 1986년. 나는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신학교 3학년 때였던 그때 나는 지구환경을 걱정하면서 ‘인간들이 지금처럼 정신 못 차리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다가는 2016년쯤 인류는 멸망할 것’이라는 밑도 끝도 없는 확신으로 동료 신학생들과 입에 침을 튀겨가면서 토론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 그때 신학생이었던 동료 신부들을 만나게 되면 그들은 나에게 “3년 후 2016년이되면 네가 말한 대로 인류가 정말 멸망하냐”고 물어본다. 나는 눈을 까무끄름하게 뜨면서 “내 말 뜻은 2016년 하루아침에 인간이 사라져 없어지는 게 아니라 본격적으로 기후변화의 고통에 시달린다는 이야기지, 그걸 그렇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떡해!”하며 얼버무린다.
 
지구 온난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기는 참 어렵다. 하지만요즘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일어나는 몇 가지 현상을 보면 인류가 멸종까지는 안 하겠지만, 인류에게 멸종 비스름한 일들은 분명 일어날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2013년 5월 9일. 하와이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ppm은 백만분율)을 넘었다. 우리나라는 2013년 4월 1일 태안반도 관측소에서 401ppm을 넘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는 마지노선이라고 기후학자들은 여러 차례 경고했다. 나의 ‘2016년에 인간이 멸종하기 시작한다’는 확신은 기후학자들이 2016년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을 것이라고한 이론에 근거해서 주장한 것이었다.
 
지구는 지난 65만 년 동안 일곱 번이나 되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맞이했다. 그러면서 지구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멸종하고 몇몇 유인원들이 사라졌다. 그 가운데 우리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흑인종, 황인종, 백인종)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많은 영장류가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기후 변동이 극심했던 지난 65만 년 동안에는 지구가 아무리 더워도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ppm을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인간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이산화탄소량은 250ppm이라고 한다. 그런데 2013년 지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었다.
 
꼭 2016년에 인류가 동시에 멸종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3년 후가 되면 인간은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겪을 것이다. 아니 우리는 이미 멸종의 회오리 한가운데 있다. 우리나라 전국 기온은 올 5월 20일부터 30도가 넘기 시작하더니, 글을 쓰고 있는 6월 15일까지 불볕더위로 한반도를 달구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니까 국민들은 선풍기와 에어컨을 쉴 새 없이 틀어 놓고 등짝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식힌다.
 
문제는 전기다. 대한민국 전체가 하루 쓸 수 있는 전기량은 7천 5백만 kw이고, 예비 전력으로 5백만 kw를 유지해야 하는데, 6월 들어서 4백만 kw로 떨어지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우리나라 모든 발전소를 총 가동해야 전력량을 맞출 수 있는데, 원자력발전소는 속을 썩이고 있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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