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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6월28일 화요일 [(홍)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수도회] 흔들리는 인생의 파도 속에서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 제1독서 아모 3,1-8; 4,11-12
† 복음 마태 8,23-27
이레네오 성인은 130년 무렵 소아시아의 스미르나(오늘날 터키의 이즈미르)
에서 태어났다. 로마에서 공부한 그는 프랑스 리옹에서 사제품을 받고, 뒤에
그곳의 주교가 되었다. 이레네오 주교는 특히 프랑스의 영지주의의 오류를
거슬러 가톨릭 신앙을 옹호하는 일에 많은 힘을 쏟았다. 2세기 교회의
중요한 신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활동한 그는 영지주의 이단의 오류를
낱낱이 지적한 『이단 논박』이라는 유명한 저서를 남겼다. 성인은 200년
무렵 순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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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묵상
풍랑을 만난 제자들의 이야기는 우리를 좋은 영적 묵상으로 인도해 줍니다.
배가 뒤집히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두려워 호들갑을 떨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 속에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풍랑이나 지진은 성경에서 위기의 상황을 뜻하지만,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표징으로도 등장합니다.
제자들이 풍랑을 만났다는 것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합니다.
권능을 지닌 불길한 존재들의 소굴로 여겨진 바다의 풍랑 속에
우왕좌왕하는 제자들의 모습과 정반대로 배 안에서 태평하게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을 복음서가 대조적으로 그려 놓은 것은 이런 뜻입니다.
제자들이 두려워 예수님을 깨웠을 때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약한 그들을
오히려 야단치십니다. 만일 제자들이 예수님의 놀라운 치유의 기적과
말씀을 들으며 그분을 하느님의 메시아로 진정 믿었다면 그렇게까지
호들갑을 떨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들에게는 위로가 될 테니 말입니다.
아무리 사회가 혼란스럽고 흔들려도 말씀과 행동에 권위를 갖고 중심을
잡아 주는 지도자가 있으면 안심입니다. 교리를 왜곡하고, 교회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늘어도 흔들리는 신자들의 믿음을 권위 있게 잡아 주는 교회의
어른들이 있으면 두렵지 않습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리라.”(요한 15,4)는 영성체송의 말씀처럼, 어디를 가도 두렵지 않을
믿음을 지켜 나가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 매일 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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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거센 풍랑이 잠잠해지는 것처럼
2016년 다해 6월28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누가 예언하지 않을 수 있으랴?>
○ 아모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8; 4,11-12
복음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23-27
당신은 거액 복권에 당첨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구경해 본 적 없는 큰돈을
받았고 혹시 몰라서 안전하게 은행에 넣어 두었습니다.1/8,145,060이라는
엄청난 확률을 뚫고 당첨된 누구나 꿈꾸고 바라는 행운의 주인공,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권에 당첨되면 과연
행복할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 답은 이제까지 당첨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이미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필립 브링크먼(Philip Brinkman)이라는 사람이
당첨자들을 추적해서 그들의 행복감에 대해서 조사를 했고 당첨되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서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당첨된 그룹과 당첨되지 않은
그룹 중에서 누가 더 행복했을까요? 당첨된 사람들이 훨씬 더 행복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당첨되지 않은 그룹보다 10퍼센트 이상 행복감이 낮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이유는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거액
복권에 당첨되었으니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지켜야 하고 여기에서
더 많은 돈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벌 수 있는 도박에 빠지게 되고, 점점 더 커지는 불안한 마음을 술, 마약
등으로 없애려고 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두려움입니다. 지금의 이 상황이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입니다. 실제로 거액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90% 이상이 불행하게 산다고 합니다. 그것도 자신이 당첨되어
얻게 된 돈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전 재산을 모두
탕진해서 거리로 내쫓기게 된 사람들도 많습니다. 지금까지의 이런 예들이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것이지요.
복권의 예를 들어 말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이렇게 현재에
만족하기 힘들며 두려움이 가득한 곳이 아닐까요? 마치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여 있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언제든 난파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렇게 갈팡질팡하며 힘들어하는 우리를 향해 이 천년 전에 하신 말씀을
똑같이 하실 것만 같습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님의 말씀처럼 믿음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을 잠재울 수 있는 분이 주님이라는 것을 굳게
믿으면서, 가지고 있는 모든 두려움을 거두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때 거센
풍랑이 잠잠해지는 것처럼,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면서 주님께서 주신 큰
기쁨 안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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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를 찾는 사람이 진흙과 수렁에서 분투해야 하는 이유는 이미
다듬어진 돌 속에서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는 만들어지는
것이다(헨리 B.윌슨).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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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이 주는 의미
1796년 어느 날 독일 괴팅겐 대학의 열아홉 살짜리 수학 천재가 저녁을
먹은 후에 지도교수가 매일 그에게만 특별히 내주는 수학 문제 3개를 풀고
있었다. 처음 두 문제는 두 시간 안에 완벽하게 풀어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문제를 푸려고 했는데 그 문제는 별도의 쪽지에 적혀 있었다.
“자와 컴퍼스로 정사각형을 그리시오.”
문제는 잘 풀리지 않았다. 자꾸만 시간이 흘러가는데도 도무지 진전이
없었다. 청년은 온갖 지혜를 다 짜내 보았지만 자신이 배운 수학 지식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풀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가 너무 어렵다 보니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어떻게 해서든지 풀어야지!’ 라고 마음먹은 그는
컴퍼스와 자를 들고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상식을 뛰어넘는 다른
사고방식으로 답을 구하려고 애썼다.
창문으로 서광이 비칠 무렵에서야 청년은 크게 숨을 한번 쉬며 고개를
들었다. 마침내 문제를 해결한 것이었다. 아침에 지도교수 앞에 선 학생은
그저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교수님께서 내주신 세 번째 문제를 푸느라 밤을 꼬박 새웠어요, 그렇게
열심히 가르쳐 주셨는데....,”
답안을 받아든 지도교수는 깜짝 놀랐다. 교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자네가 푼 것 맞나?”
학생은 당혹스러운 모습으로 지도교수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네 그런데 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어요.”
지도교수는 그를 의자에 앉히고 컴퍼스와 자를 꺼낸 다음 책상에 종이를
펼쳐 놓았다. 그리고 그에게 다시 정사각형을 그려보라고 말했다. 학생은
순식간에 정사각형을 그렸다. 그 모습을 보고 지도교수는 크게 감격했다.
“자네 아나? 자네가 이천 년 묵은 수학 문제를 해결했어. 아르키메데스나
뉴턴도 풀지 못한 문제를 자네가 하룻밤 안에 풀어낸 거라고. 자넨 정말
천재야.”
알고 보니 지도교수도 이 난제를 풀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그런데 그날
실수로 이 문제를 적은 쪽지가 학생에게 끼어 들어간 것이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학생이 멋지게 해결한 것이었다. 학생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 나에게 그 문제가 이천 년 동안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라고
했더라면 아마 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청년이 바로 수학 천재인 가우스이다.
인터넷에서 보게 된 글입니다. 이 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
역시 어떤 일을 할 때 해 보지도 않고 겁부터 내고 포기한다는 것이지요.
스스로 불가능하다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얼마나 많습니까? 주님은
내가 감당할 만큼의 문제를 주신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수학의 천재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
- 인천교구 갑곶 성지 조명연 마태오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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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회] 흔들리는 인생의 파도 속에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2016년 다해 6월28일 화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
마태 8,23-27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마태 8,26)
The calming of a storm at sea
흔들리는 인생의 파도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제자의 요건(8,18-22)을 제시하신 다음, 오늘
복음에서는 그들 자신을 어떻게 삶으로 보여야 하는가를 알려주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아모스가 선포한 주님의 진노처럼 느끼는 그런 두려운
일을 당하게 됩니다(아모 3,1-8).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삼켜버릴 듯한
거센 파도가 배를 덮치는데도 주무시는 것만 같습니다.
죽음의 상황에서 절망한 제자들은 ‘죽게 되었다’(8,25)며 잠든 예수님께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8,26) 하고 말씀하시며 파도를 잠재우십니다. 하느님의
전권으로 악의 세력을 제압하시고 생명을 주신 것입니다. 이를 본 제자들은
놀랍니다.
하느님의 권능을 지니신 주님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 계시며, 언제든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풍랑을 가라앉히시기에 앞서 떳떳한
신앙을 확고히 가지라고 호소하십니다(마태 8,26).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에는 늘 어려움과 고통이 따릅니다. 우리 삶에서도 가끔 우리를 통째로
삼켜버릴 듯한 풍랑, 곧 유혹과 시련은 닥쳐옵니다.
아모스의 경고처럼 풍랑은 주님의 심판일 수 있으나 우리를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심판은 바로 구원을 향한 출발점이며 그분과의
만남은 심판이자 동시에 구원입니다. 일상에서 겪게 되는 고통과 시련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이 하느님 안에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셨지요
(28,20). 그러나 살면서 극한상황에 처하고 절망감에 휩싸이며 죽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 주님께서는 계시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고 침묵하시는
그분이 야속하게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약한 이들의 눈에는
주님께서 주무시는 척하시는 것이 부재(不在)하시는 것으로 보일 뿐입니다.
우리는 늘 아무런 시련과 고통이 없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바람 잘 날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만큼 나약한
인간이고 세상의 유혹은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자주 풍랑이
이는 인생의 한복판에서 풍랑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미지근한
신앙이 늘 문제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더 나아가 어떤 시련과 고통이 닥쳐오더라도 주님께 대한 확고한 신앙을
지니기만 하면 주님 친히 내 안에 오시어 내 고통의 십자가를 함께 져주심을
믿어야만 합니다. 온갖 선의 원천이시오, 죽음을 이기신 바로 그 생명의
주님만이 이 세상의 온갖 고통과 불의, 심지어 죽음까지도 이기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떤 위험과 시련, 고통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세상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항상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분을 바라보며 묵묵히
그분을 따라야 합니다. 겪게 되는 어려움을 자신의 힘과 세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어리석은 길임을 깨달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일상의 고통과
시련을 견뎌내고 유혹에 맞서며, 빛이요 희망이신 주님께 내 존재 전부를
맡겨드리며, 우리 함께 손을 맞잡고 힘을 냈으면 합니다.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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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회] 알타반의 말씀사랑
2016년 다해 6월28일 화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마태 8,26)
여러분은 믿음이 강하신가요?
내가 어떤 처지에 있어도 그분이 나와 함께 계시기만 하면 문제 없겠지요?
그런데 우리의 믿음은 가만히 살펴보면 참으로 약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분이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도
막상 환난이 닥치면 안절부절하며 정신을 못차리지요.
오늘 제자들이 그러네요.
예수님과 함께 배를 탔는데 풍랑이 거세게 일어나네요.
예수님은 묵묵히 주무시고 계시는데 제자들은 호들갑을 떠네요.
이제 다 죽게 되었으니 빨리 일어나시어
우리를 좀 살려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님이 함께 계시는데도…
죽어도 예수님과 함께 죽게 될 텐데 말이죠.
도대체 뭐가 두렵고 뭐가 걱정이란 말입니까?
여러분은 주님께서 여러분과 늘 함께 계심을 믿습니까?
그러니 성모 마리아처럼 기뻐하십시오.
성모님이 하느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미천하고 보잘 것 없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주님께서 늘 나와 함께 계심을
굳게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은 앉으나 서나 늘 여러분과 함께 계시며
여러분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러니 어떤 처지에서도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바다와 호수까지도 잠재우시는
그분이 늘 여러분과 함께 계시니 여러분은 참으로 복된 존재입니다.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과 온갖 근심걱정은 오늘 훨훨 다 날려 보내십시오.
- 프란치스코회 성심원 원장 오상선 바오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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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회]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마태 8, 26)
한상우 바오로 신부 |오늘의 강론 묵상
2016년 다해 6월28일 화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마태 8, 26)
믿음이 필요한 곳은 언제나 지금 여기입니다.
풍랑속에서도 예수님을 바라 보는 것이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이란 주님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한평생 믿음이 필요한 우리들입니다.
믿음은 특별히 우리 마음 안에서 작용하는 생명의 본질이 됩니다.
예수님과 믿음은 하나의 몸입니다.
믿음이 미치지 않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풍랑은 그저 풍랑일뿐 풍랑이 우리의 믿음을 훼손 할 수는 없습니다.
풍랑또한 은총이 됩니다.
우리의 얕은 믿음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풍랑에 짓눌려있는 우리를 믿음으로 고요하게 하시는
예수님의 고요를 만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불확실한 시간을 걸어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람과 호수를 꾸짖듯이 우리의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더더욱 우리의 마음안에 있어야 할 믿음이 약하거나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믿음임을 믿습니다.
믿음으로 우리를 이끄시는 예수님을 믿고
끝까지 따르는 믿음의 여정되시길 기도드립니다.
- 구속주회 한상우 바오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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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2016년 다해 6월28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 마태 8,23-27
덕수궁 현대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이중섭 탄생 100년을 기억하면서
열린 전시회였습니다.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면서 그림을 감상하니 더욱
좋았습니다. 이중섭의 그림을 대표하는 ‘소’를 보았고, 은박지에 그린
‘은지화’도 보았습니다. 그림도 좋았지만 저의 눈길을 끈 것은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화’였습니다. 편지의 여백에 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40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시대와 공간을 넘어 제게도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시회는 10월 3일까지랍니다. 혹 시간이 되시면
덕수궁 나들이를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부부’라는 제목의 그림도 꼭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989년
여름이었습니다. 본당 주일학교 교사들과 천마산으로 답사를 갔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사들의 의견은
셋으로 나뉘어졌습니다. 비가 더 내리기 전에 하산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 비면 큰 문제가 되지 않으니 텐트를 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비가 심하게 내릴 것 같으니 더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서
텐트를 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교사들은 신학생인 저의 결정을 기다렸습니다. 제가 산악반을 했었고, 산에
대한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제가
신학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았던 교사가 제게 이런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절대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마십시오.’ 제가 걱정을 하면 혼란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당당하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밤이기에
하산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지금 이 자리가 좋긴 하지만 비가 더 내리면
침수될 염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하였습니다. 교사들은 모두 저의 말을 따라 주었고, 잠시의 갈등은 즐거운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비행기에 비치된 책에서 읽은 글이 생각납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다가와도 어머니는
흔들리지 않으셨습니다. 가족들을 위해서 당당하게 이겨내셨습니다.
정말입니다. 여인은 약할지라도 어머니는 강하십니다. 어머니는 쥐도
잡으셨습니다. 추운 겨울 리어카에 배추를 가득 담고서 언덕을 오르기도
하셨습니다. 아버님이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하셨어도 흔들리지 않고
병실을 지키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거침없이, 당당하게 혼자서 가라.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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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믿는 만큼 보게 된다|반신부의 복음 묵상
2016년 다해 6월28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 마태 8,23-27
믿는 만큼 보게 된다.
믿음은 세상을 충만케 하시는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알기 위해서라도 먼저 믿으면 하느님의 능력을 보게 됩니다. 보게 될 뿐
아니라 그분의 모든 것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굳센 믿음을 간직하십시오.
믿음이 큰 만큼 하느님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믿고 의탁하는 만큼
강하게 만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믿음은 삶의 모든 순간들을
빛내주는 예수님의 자비를 경험으로 알게 되는 그분과의 살아 있는 통해
태어나고 또 새로워집니다. 예수님과의 살아있는 만남을 매일 접할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말씀을 읽고 침묵의 기도 안에서 주님의 사랑에
들어가십시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의 성장과 견고함을 위해 말씀
안에 머물러야 하겠습니다.
풍랑이 이는 바다에서 한 배를 탔는데 어떤 이는 잠을 자고 있고, 어떤 이는
겁에 질려 허둥거립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를 믿고 있었기에 무서울 것이 없으며 절박한
생존의 난국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께는 위기는 아예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문제시 하십시오.' 믿음이 없으면 믿음을 더해달라고
매달리면 됩니다. 그냥 덮어놓아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면서 예수님을 깨운 것을 보면 아직 그들의 믿음이 완전하지 못했습니다.
주님 품 안에 있었으면 아무 걱정할 것이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믿는다고
하였지만 철저히 맡기지 못했던 제자들입니다. 아마 우리도 같은 위험에
처했더라면 모든 희망을 잃고 절망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어려움에 맞서 주님께 살려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허둥대던 제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권위를 가지고 선포한 주님의
가르침에 놀랐고, 풍랑과 파도를 지배하는 주님의 능력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무서움의 차원을 넘어서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하며 경외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믿음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접하면서 커가는
것입니다. 믿음이 있어서 따른다기보다 따름으로써 성장합니다.
혹 어려움에 직면할 때 아직도 허둥대고 있다면 믿음의 부족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근심 걱정을 주님께 맡겨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돌보시기 때문입니다(1베드5,7). 주님께서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25.34)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걱정일랑 주님께 떠맡기고 그 안에서 주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잊지 않으십니다. 시편저자는 말합니다. “네 길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께서 몸소 해 주시리라”(시편37,5).
성경을 보면 롯의 가문에 주님께서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그런데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되오” 하는 천사의 말을 듣지 않고 뒤를
돌아보다 소금 기둥이 되어 버렸습니다(창세19,26). 믿지 못한 결과입니다.
민수기에 보면 모세는 주님의 말씀대로 구리뱀을 만들어 그것을 기둥 위에
달아 놓았고 뱀이 사람을 물었을 때, 그 사람이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났습니다(민수21,9).
주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어찌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49,15). 그러므로
믿으십시오! 어떠한 처지에서든지 주님께서는 우리를 돌보십니다.
“믿음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마치 생명이 하느님의 선물이고 역사가
하느님의 선물인 것처럼 말입니다”(까롤로 까레또). 믿음 안에서 능력의
주님을 만나는 오늘이기를 기도합니다. 미루지 않는 사랑을 희망하며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청주교구 청주 성모 병원 반 영억 라파엘 신부 -
♬ 차이코프스키의 The Seasons 중에서 '6월' Sviatoslav Richter 연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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