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강론 자료 2
‘신앙의 확신’ - 빛, 지혜
회칙 ⌜찬미 받으소서⌟에 나타난 생태 영성
2024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소송이 각 나라 별로 진행 중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소송이 제기된 것은 2,000여 건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24년 4월 23일에 헌법재판소에서 기후 위기 소송에 대한 공개 변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국내 기후소송은 4건입니다. 청소년 기후소송, 시민 기후소송, 아기 기후소송, 제1차 탄기본(탄소중립기본계획) 헌법소원 등 4가지 안건을 합하여 공개 변론을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기후 위기에 관한 소송이기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또 심심치 않게 각 나라의 기후 위기 소송 결과에 대해서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기후 문제는 곧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미래가 시간상으로 더 많은 소중한 아기들과 청소년들에게 기후 문제는 자신들이 처할 미래이기에 더 절박한 사안일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른들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소송들이라 여겨집니다.
기후 위기 문제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듯이 곧 생태 위기 문제와 직결됩니다. 생태 위기는 복합적이고 그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해결책이 현실을 해석하고 변화시키는 한 가지 방법에서만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찬미받으소서⌟63항). 생태 위기 문제는 복잡하고 다양하기에 어느 한 분야의 학문이나 지혜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특별히 이 문제를 우리 교회는 사회교리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교리는 이 문제의 도전 앞에서 더 풍요롭게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에게 요청되는 것은 ‘신앙적 확신’입니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들을 자신들이 살고 있는 환경을 돌보도록 촉구한다고 볼 때, 그리스도인들도 “특히 피조물 안에서의 자기의 책임은 물론 자연과 하느님에 대한 자신의 의무가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요한 바오로 2세, 1990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15항) 그러므로 우리 믿는 이들이 우리의 확신에서 나오는 생태론적 의무를 더 잘 깨닫는 것은 인류와 세상 전체를 위해서 좋은 일입니다(⌜찬미받으소서⌟ 64항).
성경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보시니......좋았다’(창세기 1장)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보시니 좋으신 조화의 파괴를 ‘불화(부조화)’, 곧 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불화는 피조물 중의 하나인 인류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은 데에서 기인합니다. 하지만 죄는 언제나 파괴적인 힘으로 드러납니다. 이 파괴적인 힘은 자신의 한계와 본분을 잊은 인류에게서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성경은 인류의 본분을 ‘돌보고’ ‘가꾸는 존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본분은 세상의 피조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정교한 균형’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정교한 균형’을 헤아리며 존중하는 것이 아마도 지혜이자 빛일 것입니다.
이 기후 위기의 시대에 인류는 ‘정교한 균형’을 이루는 길이 무엇인지 함께 성찰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유용성 앞에서 희생된 수많은 생명체에게 인류가 진 빚이 무엇이며 인류가 이들을 보전하고 함께하는 길이 무엇인지 깊이 되돌아보아야 할 시간입니다. ‘신앙의 확신’은 돌보고 가꾸어야 할 우리의 본분을 상기시킵니다. 이 신앙의 확신이 ‘형제애’와 ‘정의’와 ‘다른 이에 대한 충실함’으로 꽃피워지고 드러날 것입니다. ‘신앙의 확신’은 모든 피조물에도 기쁜 소식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