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로 세상 치유하자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0-10-08 20:47:23    조회 : 209회    댓글: 0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로 세상 치유하자

프란치스코 교황, ‘형제애와 사회적 우정에 관한’ 새로운 사회 회칙 「모든 형제들」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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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1 발행 [1583호]

프란치스코 교황은 4일 보편 인류애를 강조한 새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을 발표하고, 지구촌 전체가 대화 협력, 사랑을 통해 진정한 사회적 우정을 건설하는 위대한 꿈을 실현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교황이 스스로 ‘사회 회칙’이라고도 명명한 「모든 형제들」은 결코 혼자선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인 인류가 국가ㆍ사회ㆍ정치ㆍ경제ㆍ문화의 다양한 삶 속에서 어떻게 형제적 관계를 이루고, 세계적 연대로 공동선을 실현해나가야 하는지 실천 방향과 권고를 담고 있다.

교황은 3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선종 794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서 기념 미사를 주례하고, 새 회칙에 서명한 뒤 이튿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삼종기도 후 연설에서 새 회칙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모든 형제들」은 2013년 「신앙의 빛」(Lumen fidei), 2015년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에 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 번째 회칙으로, 회칙 제목은 프란치스코 성인이 남긴 영적 권고에 실린 내용 중에서 따왔다.

교황은 새 회칙 서문을 통해 “인간애와 사회적 우정의 문제는 늘 나의 관심사였다”며 “우리 시대에는 인간 개개인의 존엄성을 인정함으로써 우애에 대한 보편적인 열망을 재탄생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며 회칙 반포의 이유를 밝혔다.

새 회칙은 제1장 ‘닫힌 세상 위에 드리워진 먹구름’부터 제8장 ‘우리 세상의 형제애를 위해 봉사하는 종교’까지 총 8장 287항의 방대한 분량으로 작성됐다. 장마다 다루고 있는 △가난 △인권 △이주민 △정치 △대화 △사랑 △평화 △경제 △사형제도 △종교인 역할 등 수많은 사회 주제들은 지난 회칙들의 연장선상에서 교황이 지금껏 누누이 역설해온 인류 공동선을 향한 희망을 새로운 문장과 표현들로 녹여냈다.

교황은 회칙의 시작에 해당하는 제1장에서 지구촌 전체가 경제 논리에 둘러싸여 이기주의와 극단주의, 양극화로 인해 타인의 권리를 부정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음을 개탄했다. 교황은 타인을 지배하는 흐름에 대해 “타인의 존재나 의견을 부정한 결과, 삶은 가난해지고 권력자들의 자만심에 시달리게 된다”며 “상대를 제거하는 데 있는 이해충돌의 싸움 속에서, 어떻게 우리의 시야를 높여 이웃을 알아보거나 도중에 쓰러진 사람들을 돕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강하게 지적했다.

교황은 타민족과 인종, 노인, 가난한 이들을 배척하는 행위에 대해 ‘사회에서 버리고 격리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 같은 행동이 얼마나 우리 삶을 궁핍하게 하고, 수치스럽게 만드는지 깨달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오늘날 경제 논리와 흐름에 대해서도 인권이 배제된 채 착취와 폐기, 죽음까지 서슴지 않는 부정이 지속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교황은 “이주민들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환영, 보호, 증진, 통합의 네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며 “문화적, 종교적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차이에 열려 있고, 인간애의 정신으로 그들을 도울 방법을 아는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인간 존엄을 앗아가는 전쟁과 사형제도에 대한 분명한 입장도 재차 제시하고 있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비극이 우리가 같은 배에 타고 있다는 지구촌 의식을 되살렸다”며 “모두가 서로의 일부이며, 형제자매임을 드러낸 축복받은 깨달음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교황이 평화와 화해의 당위성을 언급한 제7장 229항에서는 한국 주교회의가 2017년 8월 15일 발표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 천주교회의 호소문’의 “진정한 평화는 대화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노력으로 달성될 수 있다”고 밝힌 문장을 인용해 눈길을 끈다.

교황은 수많은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화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적인 무관심과 폭력 시위 사이에는 항상 가능한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 대화가 그것이다. 국가는 풍부한 문화요소 사이에서 건설적인 대화가 일어날 때 번영한다.”(199항)

“사랑은 자비로운 행동의 연속 그 이상이다. 타인에 대한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의 삶에서 최고의 것을 찾도록 움직인다. 서로에 대한 이러한 관계를 함양함으로써 우리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사회적 우정과 모두에게 열린 우애를 가능케 할 것이다.”(94항)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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