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만나러 오십니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02-17 16:42:20    조회 : 204회    댓글: 0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예수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만나러 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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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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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출처=바티칸 뉴스 홈페이지>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근영 번역가 (바티칸뉴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교황께서 신년연설을 하셨나요?

▶ 매년 새해가 되면 교황님은 교황청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신년연설을 하시는데요. 올해 신년연설은 원래 1월 25일에 예정돼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만남이 지연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황님의 신년연설은 전 세계적인 문제에 대한 교황청의 외교적 입장을 살펴볼 수 있는 한 해의 마스터플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의 여파를 보건, 경제, 사회적으로 분석했고요. 환경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조속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그렇군요. 올해 신년연설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 교황님은 지난해를 분석하시면서 “기후, 식량, 경제, 이주 문제처럼 서로 밀접히 관련된 위기들”이 가중된 “세계적 위기”의 해라고 정의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 ‘위기’를 중심으로 연설을 이어가셨고요, 핵심 요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무관심과 방관하는 바이러스에 전염된 이 지구를 치료하는 두 가지 약이 ‘형제애’와 ‘희망’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치료받을 권리를 언급하시면서, 이윤의 논리가 보건과 치료 분야를 주도해서는 안 된다고 각국 정부에 호소했습니다. 기후위기와 관련해서는 오는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하셨고요. 경제 분야와 관련해, 착취와 낭비 문화에 기반한 경제가 아니라 사람에게 봉사하는 경제로 나아가는 새로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자원을 공유하는 유럽연합의 경제회복 기금안인 ‘미래세대 유럽연합’이라는 기금이 중요하다며 이것이 실제로 달성가능한 목표라고 언급하셨습니다.


▷ 신년연설에서 교황께서는 각국의 정치적 상황도 언급하신다면서요. 올해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교황님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언급하시면서 미얀마, 그러니까 버마에서 벌어진 쿠데타를 우려하셨습니다. 또한 군부가 구속한 정치인들이 조속히 석방되길 바란다며 진정성 있는 대화에 서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셨습니다. 아울러 다자주의의 위기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국제기구들 있지 않습니까, 유엔이나 WHO와 같은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국제기구들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아울러 희망에 대한 말씀도 하셨는데요. 교황님은 올해 안으로 시리아 내전이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한반도 문제도 간략히 언급하셨습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파괴되면서 악화일로에 있는 한반도를 특별한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그렇군요. 지난해 교황청의 외교활동을 간략히 살펴볼 수 있을까요?

▶ 교황청과 실제적으로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총 183개국입니다. 여기에 국가는 아니지만, 유럽연합과 몰타기사단이 추가됩니다. 이 가운데 로마에 위치한 주 교황청 상주 공관은 유럽연합과 몰타기사단을 포함해 총 88개이고요, 아랍연맹, 국제이주기구(IOM), 유엔 난민 고등위원회의 사무국도 로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눈에 띄는 교황청의 외교활동으로는, 1월 17일 교황청과 콩고민주공화국 간 기본협정에 서명했고요, 9월 7일 부르키나파소 내 가톨릭교회의 법적 지위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그리고 6월 17일에는 교황청이 바티칸 시국의 이름으로 지난 2008년 5월 5일 가입한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의 「키갈리 개정서」를 비준했습니다. 「키갈리 개정서」는 몬트리올 의정서의 일부를 개정한 것입니다. 끝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내용인데요. 10월 22일에는 교황청과 중국이 지난 2018년 베이징에서 체결한 중국 내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합의의 유효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 코로나 사태로 약 1년 동안 중단됐었죠. 교황의 해외 순방이요. 이번에 교황의 이라크 사도적 순방 일정이 공개됐군요?

▶ 네, 오는 3월 5일부터 8일까지 교황님은 이라크 순방을 떠나십니다. 교황청 인사 중에 이미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님이 지난 1월말에서 2월초에 아프리카 카메룬을 방문하셨다는 것을 미루어볼 때 교황님의 이번 해외순방은 추진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일 순방이 추진된다면 이라크 땅을 밟는 첫 번째 교황이 됩니다. 순방 동안 4차례의 연설, 2차례의 강론, 1차례의 주일 삼종기도가 예정돼 있고요. 사도적 순방 표어는 ‘너희는 모두 형제다’입니다. 주목할 일정은 7일 주일 일정입니다. 상당히 바쁜 일정인데요. 국가 없이 살아가는 민족인 쿠르드 자치구의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슬람국가(IS)의 지배 아래에 있었던 모술과 카라코쉬에서 연설하고 삼종기도를 바치십니다. 이 자리에서 전쟁과 테러리즘에 관한 말씀을 하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지난주는 연중 제6주일이었죠. 이날 교황께서는 삼종기도에서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요?

▶ 교황님은 이날 삼종기도 훈화에서 예수님과 나병환자를 ‘위법자’라고 정의하셨습니다.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갔다는 의미에서 율법을 위반한 사람이고, 예수님은 나병환자를 소외시키는 사회적 편견에 맞서 소외된 이들을 가엾이 여기셨다는 측면에서 위법자라는 설명입니다. 교황님은 지난 번 일반알현 교리교육 때 강조하셨던 세 가지 표현을 이날에도 반복하셨는데요. ‘가까이 다가감’ ‘연민’ ‘온유한 사랑’입니다. 「바티칸 뉴스」에서 이 표현은 단골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교황님의 강론이나 연설, 훈화에서 자주 그리고 비중 있게 나오는 단어입니다. 교황님은 예수님이 그렇게 하시면 안 되시지만,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으시고 나병환자에게 가까이 다가가셨다면서, 한센병과 같은 특별한 질병으로 사회적 편견을 받는 사람들을 우리가 온유한 사랑으로 환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평판이나 사회적 관습을 지키기 위해 우리 주변의 고통에 침묵하거나, 혹은 벌을 받지 않으려고 겉으로만 율법을 지키며 타인의 고통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우리의 이기심을 꾸짖으시면서, 다소 강렬한 표현이었는데요. 이날 복음에 나오는 두 사람처럼 우리도 ‘위법자’로 살기 위한 은총을 청하자고 초대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예수님은 죄를 지었습니다. 율법이 금지한 것을 행하셨으니, 위법자입니다.’ 맞습니다. 예수님은 위법자이십니다. 말로 그치신 것이 아니라, 그를 만지셨습니다. 사랑으로 만진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 친교에 들어가는 것, 상처를 함께 나누기까지 타인의 삶에 개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무관심하지 않으시고, ‘안전 거리’를 두지 않으실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연민으로 다가오시며 온유한 사랑으로 우리의 생명을 치유하시기 위해 손을 대시는 분이라고 드러내십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방식입니다. 다시 말해 ‘가까이 다가감’, ‘연민’, ‘온유한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위법은, 이런 의미에서 위대한 위법입니다.”


▷ 2022년 교황의 기도지향이 공개됐군요. 내년 기도지향 주제를 살펴보기에 앞서, 기도지향의 주제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궁금하군요.

▶ 교황님은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 전 세계 기도 네트워크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기도지향을 독려하실 예정입니다. 교황의 전 세계 기도 네트워크의 총 책임자는 프레데릭 포르노스 신부님인데요. 포르노스 신부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변의 소리를 경청하는 데서부터 기도지향 작업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교황의 전 세계 기도 네트워크의 모든 팀과 교황청의 여러 부처와 부서 및 기관들이 1차로 제안을 하고요. 이 주제들을 종합해서 여러 국가를 통합하는 도전이나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를 추려서 교황님께 제안합니다. 교황님이 일단 사전 자료를 받으면 기도와 식별을 위한 시간을 보내신 다음, 기도지향 주제가 최종 결정됩니다.


▷ 그렇군요. 그러면 2022년 기도지향의 주제는 뭔가요?

▶ 내년 1월의 주제는 올해 1월과 마찬가지로 ‘형제애’입니다. 2월은 수녀님을, 곧 여성 축성생활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3월은 생명윤리를 위해 기도하고요. 4월은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제, 그러니까 최빈국에서 일하는 의료종사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5, 6, 7월 이렇게 세 달은 가정에 관한 삼부작 기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5월은 젊은이들, 6월은 가정 일반, 7월은 노인을 위해 기도합니다. 세상과 관련된 기도와 복음화를 위한 기도는 8, 9, 10월입니다. 8월은 중소기업인들을 위해, 9월은 사형제 폐지를 위해, 10월은 교회가 형제애의 자리가 되도록 기도합니다. 마지막 두 달은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는 어린이 그리고 자원봉사 단체를 위해 기도하는 것으로 2022년을 마무리합니다.


▷ 교황께선 수요 일반알현에서 기도에 관한 교리교육을 진행하고 계시죠. 이번이 스물네 번째 시간인데요. 이날 주제는 무엇이고 어떤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지난 10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열린 일반알현을 통해 ‘일상생활 중에서 기도하기’를 주제로 교리교육을 진행하셨습니다. 지난주의 주제는 ‘전례 안에서 기도하기’였는데, 이번에는 전례에서 만난 예수님을 어떻게 일상의 삶에서 확대해 나가는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교황님은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서, 모든 기쁨에는 하느님께 대한 찬미의 씨앗이 있고, 모든 시련에는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기도란 언제나 우리의 삶에서 장작불처럼 살아있다면서, 심지어 겉으로는 ‘불경한’ 생각까지도 기도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은 지금이지 어제나 내일이 아니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오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미래에는 더 나아지겠지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예로 드시면서 오늘, 지금 바로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오늘이 내가 하느님을 만나는 날입니다. 오늘은 언제나 만남의 날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하고 언제나 미래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매일매일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들은 환상 속에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구체적인 현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릅니다. ‘오늘’은 현실입니다. ‘오늘’은 구체적입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기도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우리를 만나러 오십니다. 그리고 ‘오늘’을 은총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기도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오늘보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분노를 달래고, 사랑을 지속가능하게 하며, 기쁨은 배가시키고, 용서할 힘을 불어넣어줍니다. 때로는 우리가 사는 게 아니라, 은총이 기도를 통해 우리 안에서 활동하고 우리를 살게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소식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2-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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