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영향력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2-02-19 21:41:30    조회 : 211회    댓글: 0

반영억 청주 성모병원 원장

반영억 청주 성모병원 원장

[동양일보]누룩은 부풀리는 힘을 갖고 있다. 이스트나 베이킹파우더와 같은 일종의 발효제로 빵과 술을 만드는 원료로도 사용된다. 누룩이 좋은 것에 들어가서 부풀리면 그만큼 좋은 것으로 부풀려질 것이고, 나쁜 것에 부풀려지면, 나쁜 것이 그만큼 커질 것이다.

성경에 ‘바리사이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바리사이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고, 그들이 하는 일은 모두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고, 잔치에 가면 맨 윗자리에 앉으려 하고 회당에서는 제일 높은 자리를 찾으며, 길에 나서면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스승이라 불러 주기를 바라는 사람들’(마태23)이요, 율법준수에만 구원이 있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 헤로데는 구원을 소유와 지배, 권력의 화려함, 부귀영화 속에서 찾았다. ‘바리사이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는 말은 완고한 마음, 형식적이고 습관적인 삶의 자세, 허영, 가식적인 행태에 물들지 말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엄격함은 하늘의 선물이 아니다. 온순함, 선함, 너그러움, 용서가 하느님의 선물인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이웃의 수많은 잘못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가장 작은 한 가지 잘못이다. 내가 이웃에게 주는 충고대로 행동한다면 성공한 인생길을 걷게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보다는 아는 바대로 살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자신이 쌓은 지식을 자랑하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는 바를 선한 행동으로 옮길 때 빛이 나게 된다. 우리가 의로운 길을 갈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이웃을 선한 사람이 되게 하며 이웃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

가장 고약한 사람한테도 좋은 점이 있고, 가장 훌륭한 사람한테도 고약한 점이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 대해 말하지 말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다면 인생이 날로 새로워질 것이다. ‘선한 사람은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꺼내고, 악한 사람은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꺼내기 때문이다.’ “나쁜 짓은 하지 말고 착한 짓은 받들어 하라”는 말씀은 “세 살 먹은 아이도 말할 수는 있으나 여든 먹은 늙은이도 하기는 어려운 일” 이란다. 아는 바를 삶으로 녹여내어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삶과 동떨어진 앎이란 아무 쓸모가 없다. 착한 행실은 나의 욕심을 내려놓을 때 절로 빛이 난다.

얼마 후면 국민과 나라를 위한 지도자를 선택하게 된다. 나의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진실한 사랑의 마음을 품고 있다면 너그럽고 대범하며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시기하고 질투하지 않으니 상대방의 허물도 용서하며 배려하고, 앙갚음하지 않는다. 소유와 지배, 명예를 탐하지 않으며 백성과 사회에 유익이 되는 가치를 우선한다. 그런 지도자를 희망하며 우리 또한 그런 큰마음의 소유자가 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정치는 고귀한 활동이다. 정치는 공동선을 위해 순교자 같은 헌신을 해야 한다. 생명과 자유와 존엄을 존중하는 정치가 될 때 정치는 사랑의 탁월한 한 형태이다”(프란치스코 교황).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 하면서 경제, 민생, 정권교체, 정치교체, 세대교체, 비민주적 국가, 공안 정치의 나라, 적폐청산 등등의 외침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나의 선택이 나에게 국한되지 않고 타인의 미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도 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회피하면 책임 전가이다. 적극적인 참여로 최선을, 아니면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 그마저도 아니라면 최악을 피할 수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