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5일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작성자 : 안나    작성일시 : 작성일2015-06-25 06:18:35    조회 : 331회    댓글: 0

◈ [서울]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2015년 나해 6월25일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제1독서 
<하가르는 아브람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아브람은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였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16,1-12.15-16<또는 16,6ㄹ-12.15-16>

복음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21-29
 
지난 월요일에는 사무실 정리를 하였습니다. 교구청에 온지 2년가량 되었습니다. 필요 없는 물건들은 정리하고, 책장을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눈에 보이는 것들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이번에 사무실 정리를 하면서 책장에 쌓인 먼지를 보았습니다. 문이 닫혀 있었어도 먼지는 뽀얗게 자기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매일매일은 먼지가 쌓이는 것을 볼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먼지가 쌓이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들의 마음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로 마음을 열지 않으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악한 것들이 우리들 마음에 쌓일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며칠 전에 물건을 구입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회원 가입을 해야 하고, 정해진 약관에 동의를 해야 하고,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습니다. 안심하고 결재할 수 있도록 인증서를 받아야 했습니다. 차분하게 정해진 순서대로 따라하면 되는 것을 성격이 급하기 때문에 몇 번씩 다시 해야 했습니다. 가상의 공간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편리한 만큼, 보안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절차를 따르는 것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세월호’ 사고도 어쩌다 일어난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사고였습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지켜야 할 규정들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배는 불법으로 개조하였고, 화물은 정해진 것보다 더 많이 적재하였습니다. 차량과 화물을 고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법을 지키지 않았고, 지금의 편리함을 위해서 안전을 위한 수고를 회피하였습니다. 정부는 우왕좌왕 했습니다.

올해 우리를 슬프게 하는 ‘메르스’도 그렇습니다. 정해진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메르스는 지구촌에 함께 사는 바이러스입니다. 다만 메르스가 들어왔다면 잘 막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를 공개하고, 병원을 공개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왕에 메르스에 노출된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서 치료하고, 격리된 사람들은 생활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병원의 이익을 위해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또한 인간의 욕심이 먼저였기 때문에 우리는 엄청난 피해를 보아야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자와 같다.”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소금이 짠 맛을 잃어버리면 버려진다고 하셨습니다. 빛은 됫박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오늘 복음 환호송의 내용입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고통 중에 있는 이웃을 기억하며 지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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