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3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작성자 : 안나    작성일시 : 작성일2015-07-13 07:21:29    조회 : 232회    댓글: 0

◈ [서울]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2015년 나해 7월1일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제1독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을 지혜롭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그들이 더욱 번성할 것이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1,8-14.22

복음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34―11,1
 
교구청에서 함께 지내는 개가 있습니다. 작년에 아주 어린 강아지로 와서 지금은 덩치가 커졌습니다. 교구청에서 지내서 편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몸에 상처가 있습니다. 다니면서 더러 다치기도 하고, 긁히기도 한 것 같습니다. 교구청 마당에서 지내는 개도 그런데, 야생에서 지내는 동물은 더 많은 위험과 도전이 있을 것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언제나 위기와 기회가 주어진 다는 것입니다.

사제 서품을 받은 후 1주일 만에 ‘유행성 출혈열’이 있었습니다. 중환자실에 보름간 있었고, 사제생활을 시작하면서 하느님 품으로 갈 뻔 했습니다. 그 뒤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제 인생은 ‘덤’이었습니다. 너무도 부족한 제가 이 세상을 살아 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는 제게 ‘덤’을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매일의 삶은, 매일의 만남은 제게는 선물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는 제게는 기회도 많았지만 위기도 많았습니다. 주교님께서 저를 기회의 순간에도 부르셨고, 위기의 순간에도 부르셨습니다. 그 뒤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욥 성인의 고백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것을 주셨을 때 감사했다면 내게 나쁜 것을 주신다 해도 감사 할 뿐입니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생활 원칙이 되었습니다.

작은 단위인 세포에서부터 큰 단위인 국가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는 것들은 흥망성쇠를 만나게 됩니다. 큰 바위는 바람이 불어도 쉽게 움직이지 않듯이 마음의 수련이 잘 된 사람은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 신앙이 깊은 사람은 그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을 것입니다. 불가에서는 그런 모든 것이 ‘인연’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그런 모든 것은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하느님을 따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때로 갈등과 분열도 있을 거라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양처럼 순수하지만, 뱀처럼 슬기로워야 합니다.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성인, 성녀들은 어디에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어떻게 사느냐를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한 잔의 술, 흘러가는 구름, 흐르는 시냇물, 불어오는 바람, 달빛에 비친 파란 꽃을 생각하면 떠오는 것이 있습니다. 한편의 시입니다. 수필, 소설이 줄 수 없는 멋과 향을 시는 줄 수 있습니다. 한주간이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오늘은 도 종환 시인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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