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주님 부활을 기다리며..(2012.4.1 소식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3-12-29 09:48:54    조회 : 463회    댓글: 0
 
 성주간, 주님 부활을 기다리며...
 
이제 다시 성주간을 맞이합니다.
이 주님의 거룩한 주간에 다시금 수난의 얼굴을 기억하고,
주님의 그 마음 한 가운데에 함께 있기를 청해야 할 때입니다.
성녀 베로니카가 예수님의 얼룩진 얼굴을 자신의 수건에 새겼듯이
이번 성주간에 우리 또한 우리 삶의 수건에 주의 얼굴을 새겨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아래의 글은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시면서 적은 묵상 글입니다.
이 거룩한 한 주간 주님 사랑의 신비 한 가운데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성녀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의 얼굴을 씻어드리다.
 
주여, 베로니카의 용기와 사랑에 깊이 감동됩니다. 저주와 멸시, 형리들의 횡포와 채찍, 이런 살벌함 속에 고독하게 버려진 당신, 그 얼굴의 피땀을 누가 감히 나서서 닦아 드릴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보다도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신 사랑의 위대하심입니다.
보통 인간이면 하찮은 고통 속에서도 남의 친절을 친절로 갚기란 힘든 일입니다. 하물며 당신과 같이 기진한 상태에서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러나 당신은 죽기보다 더한 그 큰 고통 중에 베로니카의 사랑을 사랑으로 보답하셨습니다. 베로니카는 그 수건뿐 아니라 마음 깊이, 존재 깊이까지 당신 수난의 모습을 새겨 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구원이었습니다.
위대하신 주의 마음이여! 굳세면서 그지없이 부드러운 마음이여! 죽음의 고통 가운데서도 홀로 균형을 잃지 않는 광대한 사랑의 주인공이신 주여. 나에게도 이 마음의 넓이를 주소서! 성세때, 당신은 나에게 당신 모습 깊이 새겨 주셨으나, 나의 삶은 당신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과 진실과 용기의 부족으로 오히려 찢어진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육신의 작은 고통에도 곧 마음까지 피로를 느끼며 주위의 사람들, 그들의 친절까지도 귀찮게만 생각하였습니다.
주여, 당신의 현존을 어둡게 한 이 눈을, 이 부정한 마음을, 이 안일만을 찾는 육신을 용서하소서. 피땀에 젖은 당신 모습을 새긴 베로니카의 성포가 내 생활 갱신의 지표 되게 하소서. 쇄신을 구하는 오늘의 교회가 그것을 거울과 기치(旗幟)로 삼게 하소서. 하여, 주인신 당신을 참되이 드러내는 교회 되게 하소서.
 
- 김수환 추기경 명상집,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중에서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