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2012.05.13 소식지)

작성자 : 라파엘    작성일시 : 작성일2014-01-02 14:24:28    조회 : 498회    댓글: 0
「갈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이인옥, 바오로딸, 2008.)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
 
주님의 말씀이 깜깜한 밤에 길을 가는 내 발길을 비추는 등불이 되고, 나의 길이 어느 방향으로 가며 어떻게 가고 있는지 살펴주는 빛이라는 이 시편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수많은 일상의 경험 속에서 많은 이야기와 많은 감정들이 지나가는 가운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삶 속에서 말씀이 고개를 내밀 때, 말씀의 힘과 생동감을 체험하게 됩니다.
책 속에 문자로 적혀 있던 단어, 그저 그 옛날에 예수님과 그 시대의 사람들이 ‘아, 그랬겠구나...’ 하는 정도로 읽어 넘어가던 구절들이 나의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게 될 때, 가슴의 큰 울림을 느끼게 됩니다. 저절로 저 위의 말씀을 되뇌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인옥 체칠리아 자매님은 지금 우리와 같은 환경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주부로서, 교회 봉사자로서, 또 무엇보다 ‘하느님께 사로잡힌’ 한 영혼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교회는 수도 없이 ‘말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이 말씀이 우리를 비춰준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요한 15,3).”고 하시는 지난주일 복음말씀처럼 포도나무 가지를 깨끗이 손질하여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 바로 이 말씀이라는 것을 자주 듣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어가면서 자녀를 두고 가정에 살아가는 한 신앙인으로서 체험하고 묵상한 내용의 이야기가 많은 독자들에게 좋은 공감을 가져다 줄뿐 아니라 말씀에 기대어 삶을 바라보았던 좋은 신앙의 눈을 전해주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성경에서 전해주는 예수님의 모습은 글로 읽고, 머리로 상상하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삶에 와서 부딪힐 때 커다란 감동으로 전해옵니다. 작은 일들에 수도 없이 큰 중압감을 느끼고 아파하고, 걱정하는 나의 마음 안에서 쓸쓸하게 혼자서 ‘늘 하시던 대로’ 기도하고 계시는 예수님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예수님을 뒤흔들어 놓을 커다란 시련 앞에서 의연해지시고자 고군분투하시며 아버지 마음 안에 머무르시려고 투쟁하신 예수님의 마음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그럴 때 성경의 말씀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를 향해서 나를 위해서 함께 해주시는 주님의 말씀이 됩니다.
이렇게 말씀 안에서 ‘살고, 사랑하며, 나누고, 배운’ 저자의 이야기가 깊은 공감으로 다가옵니다.
 
글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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