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2012.07.01 소식지)

작성자 : 라파엘    작성일시 : 작성일2014-01-02 14:29:51    조회 : 452회    댓글: 0
「오두막」
(윌리엄 폴 영, 한은경 역, 세계사, 2009.)
 
오늘 소개해 드리는 책은 영성서적은 아닙니다. 몇 년 전에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엄청난 인기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른 영적 독서 못지않게 깊은 내면의 공감이 있었던 소설이기에 이번주는 이 책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매켄지, 오랜만이군요. 보고 싶었어요.
다음 주말에 오두막에 갈 예정이니까 같이 있고 싶으면 찾아와요.”
- 파파-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맥’이 자신의 집 우편함에 도착한 의문의 편지로 주인공은 가까스로 정돈해 놓고 살아가는 일상 안에서 마음의 큰 동요가 일어납니다. 겨우겨우 묻어 놓았던 자신의 상처와 분노가 다시금 살아가게 한 그 쪽지 때문에 맥은 다시금 자신의 상처, 절망, 분노, 슬픔의 내면 속으로 다가서게 됩니다.
사실 이 오두막은 소설 속에서 맥이 가족들과 즐거운 캠핑을 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잃은, 아니 불의의 사고라기보다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연쇄살인범으로부터 살해된 자신의 딸 미시의 유품이 발견되었던 장소입니다. 딸의 시신조차 찾을 수 없었지만 딸이 입고 있던 옷가지가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 되었던,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장소가 바로 오두막입니다.
이러한 처참한 고통과 용납하기 힘든 ‘불의’ 앞에서 인간은 ‘정의의 하느님’ ‘사랑의 하느님’을 경멸하게 되거나, 혹은 이 주인공과 같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더 이상 그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가 죽기보다 괴롭기 때문에 그 상처를 마음 깊은 곳에 그냥 묻어두고, 슬픔을 잊기 위해 참된 의미에서의 ‘사랑’이라든지 신앙과 관련할 수밖에 없는 참된 삶의 의미와 같은 것은 뒤로 제쳐둔 채 무미한 일상 안에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런 주인공에게 ‘파파’, 즉 자신의 아내가 하느님을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인 파파로부터 온 이 쪽지는 더 이상 모래로 덮어 놓은 잔잔하지만 메마른 자신의 일상을 이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쪽지가 진짜로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괴롭히려고 누군가가 장난을 친 것인지, 아니면 그 범인이 보낸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 오두막으로 나서면서 소설이 전개 됩니다.
맥이 자신의 깊은 상처 안으로 깊이 파고들어 가는 과정 안에 만난 하느님, 곧 소설 속에서 인물로 묘사되는 삼위일체 하느님과의 깊고 치열한 대화 안에서 맥은 자신과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과 세상의 수많은 일들을 제대로 바라보는 시각을 배웁니다.
특히 진정한 의미에서의 ‘관계’, 참된 의미에서의 ‘사랑’, 그것을 위한 근본적인 ‘용서’.. 그것이 모든 관계를 바로 정립하는 유일한 길이며, 그 안에서 진정으로 치유가 일어난다는 것을 깊이 공감하며 읽게 되는 이 이야기가 참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건들을 대하게 되고, 세상의 이해되지 않는 일들 안에서 때로는 왜곡된 하느님 상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 내면의 통찰과 상처의 치유, 하느님과의 올바른 사랑의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 소설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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