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 이야기 (2012.08.19 소식지)

작성자 : 라파엘    작성일시 : 작성일2014-01-02 14:38:02    조회 : 532회    댓글: 0
「미덕 이야기」
(도널드 드마르코, 송은경 역, 가톨릭출판사, 2006.)
 
유명한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이 이야기는 거짓말은 신뢰를 잃어버린다는 교훈을 말해주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양 떼를 돌보는 목동이었던 이 소년이 왜 그렇게 어처구니 없는 거짓말을 생각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무료한 일상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동화에서 나타나는 소년의 이미지가 매우 어리석고 개구진... 장난스럽고 신중하지 못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달리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양떼를 사랑하는 착한 아이였다고 가정해 볼 수 있습니다.
양들을 하나하나 보살피고, 풀을 뜯도록 해주면서 매일같이 하루종일 붙어 있는 그 양들과 얼마나 정이 들었겠습니까? 양떼들을 이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자신처럼 다른 사람들도 그런 마음을 갖고 있을까 시험해보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이 양떼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자기 혼자 해결할 수 없으니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궁금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고, 마을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자 자기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도 인정받고 있구나 하며 으쓱해졌을지도 모릅니다. 혼자서 양떼를 돌보는 것이 좀 무료하기도 했었는데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니 뭔가 자기 일이 더 신나게 느껴지고 그래서 자꾸만 그 거짓말을 해보고 싶은 유혹이 드는 것이죠.
물론 다른 관점에서 보고자 가정해 보는 것이지만 그럴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가정대로라면 양치기 소년이 현명하지 못해 거짓말을 반복해서 하는 잘못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양떼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순간적으로 자기가 인정받는 것에 재미를 느꼈을 뿐,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양떼를 헤치거나 양들이 위험에 처하는 것마저도 하나의 재밋거리로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여전히 양떼를 아끼고 사랑하는 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드러납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마음’의 일이기에 무엇인가를(혹은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진정으로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 마음’이 잘 전달되어 가서 닿을 수 있는 도구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양치기 소년이 양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 그 양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으려면 그 소년에게는 ‘신뢰’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그냥 마음으로만 사랑했을 뿐 위험에 처한 그 양들을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순수하고 깊은 마음뿐만 아니라 그 ‘사랑’이 진정으로 그 사람을 위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 위해서 우리 자신에게 ‘미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미덕을 보유하지 못했다면 그 누구도, 제 아무리 사랑이 넘친다고 자처하는 사람도, 도덕적 차원에서 자기 자신에게나 타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이 책은 ‘순결, 연민, 용기, 예의, 결단력, 믿음, 충실, 관용, 자애...’ 등 28가지의 미덕에 대한 깊고 다양한 통찰을 전해주는 책입니다. 각 주제에 대한 적절한 예화를 들고 이에 대해 저자의 폭 넓은 견해와 자료들을 제시해 주면서, 이러한 ‘미덕’들이 우리 삶에 얼마나 소중하게 필요한 것인지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더 깊이 잘 사랑하기 위한 미덕들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좋은 통찰을 전해주는 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글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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