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독서 마지막 글 (2012.12.16 소식지)

작성자 : 라파엘    작성일시 : 작성일2014-01-02 15:11:08    조회 : 1,106회    댓글: 1
안녕히 계세요
 
주님의 성탄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찌 어찌 지내다보니 한 해가 가고 있고, 제가 이 곳에 온지도 일년 4개월이 되어갑니다. 지난주에 한 어르신께서 저에게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사자성어를 한 자 한 자 뜻을 설명해 주시면서 인사말을 건네셨습니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인생지사(人生之事)의 이치를 생각하게 하는 때입니다. 아마도 어르신께서는 이러한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인생을 배워간다는 의미를 저에게 전해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회자정리’를 되새기다 보니 이 분께서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명심보감의 구절도 떠오릅니다.
 
凡事(범사)에 留人情(유인정)이면 後來(후래)에 好相見(호상견)이라.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두면 훗날에 좋은 낯으로 만난다.)
 
모든 일 하나 하나에 마음을 담아서 정을 나누는 것이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는 인생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과업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저의 일 년을 돌아볼 때, 제가 시화 성 바오로 성당에 보좌신부로 부임해서 얼마나 정성스럽게 인정(人情)을 쌓아두었는가 생각하면 저절로 얼굴이 붉어질만큼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곳에서 받은 인정(人情)만큼은 가슴 따뜻하게 기억하며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부족하기만한 까마득한 후배신부인 저를 넓은 마음으로 인정하며 대해 주신 주임신부님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신부님과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었던 기억이 좋은 추억과 든든한 힘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 바오로 소식지 1면은 사실 저에게 참 버거운 숙제이기도 했습니다. 매 주 소식지 글을 쓰면서 여러분들께 좋은 내용 많이 전해드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쓰다가도 때로는 귀찮기도 하고 때로는 시간에 쫓기기도 하면서 겨우겨우 썼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매 주 주보를 통해서 교우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이 장이 참 고맙기도 합니다. 올 해는 영적독서를 매 주 소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기에 참으로 저에게 큰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전에 봤던 좋은 책들도 다시 들춰볼 수 있었고, 어떤 책이 교우분들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까 고민하면서 이 책 저 책 읽고 정리했습니다.
물론 독서 하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킬 만큼 훌륭한 소개는 못 되었지만 단 몇 권이라도 관심을 갖고 여러분들이 읽으신다면 일 년간 (나름대로)고생하며 글을 썼던 저로서는 큰 보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앙생활을 함에 있어서 마음의 일을 소홀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마음의 양식일 뿐만 아니라 영혼의 양식이 되어줄 좋은 영적독서를 생활화한다면 신앙생활이 결코 무미건조하거나 의무감으로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소식지에 마지막 인사를 드리면서 시화 성 바오로 성당 모든 교우님들께서 참으로 풍성하고 기쁜 신앙을 잘 이어나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저 또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다른 곳에서 열심히 사제의 삶을 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글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댓글목록

작성자: 곰팅님     작성일시:

이제야 가입해서 신부님의 글을 봅니다.  계단에서 구른 저의 아들과 교통사고로 누워있던 저의 딸이 무사히 학교생활을 다시 할 수 있었던건 항상 기도해 주신 여러 어르신들과 부모님, 직접 찾아와 주신 신부님의 기도임을 잊지 않으려합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