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공동체와 심판
성경에는 심판 이야기가 나옵니다. 창세기에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은 죄로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고 노동의 고통과 죽음을 얻게 됩니다. 카인은 동생인 아벨을 살해한 죄로 떠돌이로 살게 됩니다. 노아 시대에는 세상이 죄로 가득하여 하느님께서 홍수로 심판하시고 노아만은 배를 태워 구해 주셨습니다.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고통받을 때에 하느님께서 이집트를 심판하시어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시키셨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나라를 이루며 살 때에 불의가 만연하자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심판을 선포하며 가난한 이들과 약자들을 보호하라고 외쳤습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은 절대적인 힘을 지니시고 세상의 잘못을 심판하시는 분이시며, 당신 백성, 특히 약한 이들을 억압으로부터 구해 내시는 분이십니다. 심판과 구원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심판을 이야기 하시면서, 각자 자신의 행실에 따라 선한 이는 상을 받고, 악한 이는 벌을 받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때에 예수님께서는 ‘여기 있는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라는 말씀을 하시며, 가장 작은 이들을 내 형제라고 부르십니다. 한편, 십자가에 못박혀 달리셨을 때에 함께 죽어가며 뉘우치는 죄수에게는 ‘너는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라고 하시며 그를 구원하십니다. 복음서에서도 예수님은 세상의 잘못을 심판하시는 분이시면서, 잘못을 뉘우치며 예수님을 믿는 이에게 구원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심판과 자비가 동시에 나타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심판하시면서 사람들이 저지른 모든 불의에 대하여 하느님의 정의가 승리한다는 사실을 드러내십니다. 가난한 라자로와 같이 약한 이, 억압받는 이, 억울한 일을 당한 이는 그 때에 보상을 받을 것이고 평화를 얻을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심판은 사람이 하느님을 경외하며 선하고 의롭게 살도록 인도합니다. 그리고 현세에서 정의를 촉구하십니다.
또한 하느님의 심판은 하느님의 사랑이 죽음 이후에도 변함없이 이루어지고 완성된다는 점을 보장합니다. 의롭게 삶을 살다가 고통을 받은 이는 물론,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십자가 오른쪽의 강도까지도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정의로 심판하시고 자비로운 사랑으로 구원하십니다. 우리는 모든 죄악을 멀리하며, 사회의 불의를 거슬러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 안에서 희망을 가지고 하느님의 심판을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정의와 자비는 오늘 나의 실천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고통 받는 이를 위로하고 기도하며 함께 실천할 때, 하느님의 정의와 자비가 세상에 드러납니다.
글 김경환 대건안드레아 보좌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