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협력의 해 -목마른 하느님(상)

작성자 : 에우제니아    작성일시 : 작성일2014-04-15 18:08:48    조회 : 383회    댓글: 0


기획] 세계 물 협력의 해- 목마른 하느님<상>


목마른 하느님 앞에 `생태적 회개`로 응답해야


   2013년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물 협력의 해`(United Nations International Year of Water Cooperation)다. 유엔은 지속 가능한 물의 이용과 관리, 보존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이미 2003년을 `세계 물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reshwater)로 정한 바 있다.

 유엔이 세계 물의 해 10주년을 맞는 올해를 세계 물 협력의 해로 정한 것은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수자원 확보를 위한 각국들 경쟁과 물로 인한 갈등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2013년 1월 8~10일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세계 물 협력의 해 관련 회의가 열리는 등 물과 관련한 국제사회 움직임이 활발하다. 세계 물 협력의 해를 맞아 물 문제의 심각성과 대안 등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물은 생명이다

 우리 몸은 70%가 물이다. 갓난아기는 90%가 넘는다고 한다.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고도 한 달을 살 수 있지만, 물 없이는 며칠밖에 못 버틴다. 인간을 비롯한 하느님 피조물인 모든 생명체가 생존하는 데는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물은 생명이라 불린다.

 우리 인간만 하더라도 물 없이는 태어나지도 못한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된 수정체도 엄마 자궁 속에 물(양수)이 있어야 자라기 때문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인류문명과 사회ㆍ경제 활동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된다. 인류문명의 역사가 황허와 인더스, 티그리스-유프라테스, 나일강 등 4대강 유역에서 시작한 것만 봐도 물이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지 가늠할 수 있다.

 물과 파동의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일본 학자 에모토 마사루(江本勝)의 저서 「물은 답을 알고 있다」에는 다양한 물 결정체 사진이 나온다. 사람이 물에다 `고맙다``사랑해`라는 말을 해주면 물이 별이나 꽃모양 같은 아름다운 결정체가 되고, `짜증 나``바보`라고 말하면 물 결정체는 악마처럼 일그러진다. 2002년 우리나라에 출간된 이 책은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번역,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황창연(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 관장) 신부는 환경에세이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2012년)에서 물을 바라보는 우리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늘에서 비가 올 때 `어, 비가 오네!`가 아니라 `비님이 내리시네!`하고 말하자는 것이다.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비님 오시네!`했지, 요즘처럼 `비 오네`하고 건방지게 표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 신부는 또 "사람들이 물을 황금같이 여길 수 있도록 비를 100㎜ 내려주실 때마다 (하느님께서) 1000억 원씩 받았으면 좋겠다. 인간들이 아무 대가도 없이 공짜로 물을 받다 보니 고마워하는 마음이 무뎌졌다. 우리는 비님이 오실 때마다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썼다.


 #물 부족으로 국제 분쟁까지

 모드 발로ㆍ토니 클라크의 공저 「블루 골드(Blue Gold)」(2002년)에서는 물이 말 그대로 `푸른 금`으로 불린다. 1990년 이전까지는 인류가 물을 모든 인류와 자연의 공동유산으로 생각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마음껏 썼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양상이 달라졌다. 물이 돈으로 팔고 사는 존재로 바뀌면서 `금`으로 둔갑하게 된 것이다. 인간의 물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 데 반해 자연이 공급할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어 물 기근이 발생하게 됐다.

 이 책은 "이제 물은 사회와 경제, 정치, 국제관계 등에 영향력을 끼치게 됐으며, 세계 곳곳에서 물에 대한 논쟁과 분쟁이 한창이다. 누구나 먹고 마실 수 있었던 물이 이제는 기업에 의해 팔고 사는 존재가 되면서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곳으로 흘러가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엔은 2005~2015년을 `물로 전하는 희망`(Water for Life)의 10년으로 선포하고, 인류 공동자산인 수자원의 공평한 이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를 `세계 물 협력의 해`로 다시금 제정한 것은 현 시대 물이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도전들에 대해 세계 각국이 효율적으로 협력ㆍ대처하기 위해서다.

 올 1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준비회의를 거쳐 `세계 물의 날`인 3월 22일에는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각종 회의와 행사가 전 세계 각국에서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는 △물에 관한 교육 △국가 간 물 관리 △금융협력 △새로운 목표 수립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연중 캠페인도 함께 진행된다.

 천주교 창조보전연대(대표 황상근 신부)가 발행한 사순ㆍ부활 묵상자료집 「목마른 하느님」은 21세기 인류가 맞게 될 재앙 가운데 하나가 `물 부족`이라고 경고했다. 「목마른 하느님」은 "물 부족은 지구 생명권의 위기라 할 수 있으며, 물 부족 해법 가운데 하나로 우리 신앙인들의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물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물을 아껴쓰는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맹주형(아우구스티노) 교육실장은 "지구 표면은 70%가 물이지만 바닷물이 97.5%이고, 민물은 2.5%"라며 "민물 중 68.9%는 남ㆍ북극 빙하 또는 만년설이고, 30.8%는 쓰기 어려운 지하수와 대기ㆍ토양수여서 결국 70억 인류가 쓸 수 있는 물은 지구 전체 수자원의 0.007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물에 관한 성경 구절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물 한가운데에 궁창이 생겨, 물과 물 사이를 갈라놓아라.` 하느님께서 `물 한가운데 창공이 생겨 물과 물 사이가 갈라져라!`하시자 그대로 되었다(창세 1,6).

 ▶하늘을 차일처럼 펼치시고 물 위에 당신의 거처를 세우시는 분.(…) 당신께서 대양을 그 위에 옷처럼 덮으시어 산 위까지 물이 차 있었습니다.(…) 골짜기마다 샘을 터뜨리시니 산과 산 사이로 흘러내려 들짐승들이 모두 마시고 들나귀들도 목마름을 풉니다(시편 104장).

 ▶그러므로 나의 백성은 지각이 없어 포로로 끌려가리라. 귀족들은 굶주리고 평민들은 갈증으로 목이 타리라(이사 5,13).

 ▶네가 태어난 일을 말하자면, 네가 나던 날, 아무도 네 탯줄을 잘라주지 않고, 물로 네 몸을 깨끗이 씻어주지 않았으며, 아무도 네 몸을 소금으로 문질러 주지 않고 포대기로 싸 주지 않았다(에제 16,4).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에제 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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