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 안의 평화는 어디서 오는가 (2014.5.25 소식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4-05-24 22:42:46    조회 : 353회    댓글: 1
장(腸) 안의 평화는 어디서 오는가
 
 
미사 시간(5월 11일 어버이 주일) 내내, 성당에서 맛있는 냄새가 폴~ 폴~ 후각을 간지렸다. 9시 미사가 끝나고 나면, 또 성가대 연습이 기다리고 있는데, 허기진 정신을 잡는 게 어렵다.
다행히 오늘은 맛난 국수를 당당히 먹을 수 있다. 내가 우리 농 회원이기 때문이다. 오늘 메뉴는 내가 제일 싫어하던 국수다. 그렇지만 오늘은 맛있고 행복하게 먹는다. 내 몸이 좋아하는 우리 밀로 만든 우리 밀국수이고, 봉사자들의 땀방울이 가미된 한 끼의 특별함 때문이다! 우리밀 면발은 굵고 끈기도 없지만, 그래서 더 좋아한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주일 점심이면, “오늘 점심은 국수다.” 하시며 어머니께서 내 눈치를 보시곤 하셨다. “난 국수 싫어, 난 밥!” 하면, 화가 나신 어머니는 “주는 대로 (?) 먹어.” 하셨다. 핀잔을 들어도 국수가 정말 싫었다. 그걸 먹으면 항상 하루종일 배가 아팠기때문이다.
 
지금은 국수를 잘 먹는다. 단, 우리밀 국수만을. 수입 밀처럼 표백한 것도 아니어서 안심하고 먹는다. 사실 맛도 텁텁하고, 가격도 처음엔 수입밀보다 3배 정도 비쌌지만, 우리 밀을 먹으면 뱃속이 거짓말처럼 평화롭다.
 
우리 작은 딸 아이는 다섯 살 무렵부터 아토피가 심했다. 밤새 몸을 박박 긁고, 그 몸에서 피가 나고, 다리엔 진물이 나서 바지에 붙어버리고, 긁은 그 곳이 각질화 되는 양상으로 아토피의 고통이 아이를 심하게 괴롭혔다. 병원도 다니며 효능이 좋다는 각종 민간요법을 다 써 봐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생협을 만나게 되었는데, 비싼 가입비(출자금)와 물건 값에도 불구하고 애용하였다. 얼마간 우리농 식품으로 대체하여 먹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아토피가 호전되는 게 아닌가?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은 거짓말처럼 아토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제는 성당에 (생명공동체) 우리 농 매장이 생겼으니 이용하기도 훨씬 편해졌다. 잡곡을 먹다보면 벌레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것은 농약 피해가 없다는 반증이 되는 것이다. 벌레조차 먹을 수 없는 식품이라면 사람이 어떻게 먹을 수 있겠는가?
조금 비싸고 볼품없고 포장이 근사하지 않아도 우리 몸과 생태계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농촌경제까지 살릴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낳는다니 우리농과 더 많이 친해져야겠다.
 
조수진베로니카 (바오로 성가대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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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작성자: 헬레나님     작성일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