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태양광 발전량이 처음으로 석탄을 넘어섰다. 지난 5년간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통해 절약한 화석연료 수입액은 88조원에 달했다.
영국의 기후·에너지연구소 엠버는 23일(현지시각) 유럽연합 27개국의 지난해 전체 전기생산과 수요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내용을 담은 ‘유럽 전기 검토 2025’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유럽연합의 태양광 발전량은 304테라와트시(TWh), 발전량 비중은 11%로, 처음으로 석탄의 발전량(269TWh·10%)을 앞질렀다. 2023년에 견줘 태양광 발전량이 21.7%(54TWh) 큰 폭으로 늘었고, 설비용량도 66기가와트(GW)가 추가된 데 따른 것이다. 유럽연합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량은 지난해 338GW에 도달했다. 엠버는 “현재 속도가 유지되면 올해 총 설치량 400GW라는 ‘리파워이유’(REPowerEU·유럽연합의 에너지전환 정책)의 중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흔히 석탄발전의 대체제로 거론되는 가스발전조차 전기 수요가 약간 올랐음에도 5년 연속 감속 추세를 보였다. 엠버는 “지난해 태양광과 풍력이 추가되지 않았다면 전력을 위한 유럽연합의 가스 소비량은 11% 더 많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 그린딜’(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사회 전분야 전환을 위해 2019년 발표한 정책) 이후 태양광과 풍력을 늘린 덕에 화석연료 수입액을 590억유로(약 88조3천억원)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이 그린딜 이후 5년 동안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급격히 늘리면서 화석연료 발전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의 태양광 설비량은 2019년 120GW에서 지난해 338GW로 3배 가까이 늘었고, 풍력은 169GW에서 231GW로 37% 증가했다. 이 기간 유럽연합의 핵발전(원전) 비중은 110GW에서 96GW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엠버의 비트리스 페트로비치 선임 에너지·기후분석가는 “유럽연합은 풍력과 태양광으로 구동되는 깨끗한 에너지 미래를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며 “이 새로운 에너지 체계는 화석연료 가격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고, 가정과 회사에 저렴한 에너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