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과 '착한' 소비 글 오흥선
"원두커피, 1,000~2000원 착한 가격에 매출 '쑥'"
어느 일간 신문 기사 제목입니다. 요즘 음식점, 미용실, 온라인 쇼핑몰 등 가격 앞에 '착한'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2월에 2015년 전국 '착한' 가격 업소를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했는데요,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한 식당이 선정되었습니다. 이 가계는 가격만 착한 게 아니었습니다. 2년 전부터 매달 두번씩 우거지 갈비탕으로 홀로 지내는 어르신 120명을 초청해 허기진 마음까지 달래준다고 합니다. 이제는 인근 지역 학생들까지 식당에 나와 팔을 걷어 붙이고 배급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집이나 요양 병원을 찾아가 수년째 무료 미용 봉사 활동을 하는 가격도 착한 이.미용실도 있습니다.
'착한' 소비도 있습니다.
일본의 한 빵가게는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케이크 한 조각을 빼낸 '이빨 빠진'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그 부족한 부분만큼을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케이크를 소비하는 착한 경제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지난 2009년 빈곤층을 돕기 위한 취지로 시작하였는데, 당시 행사 목표 금액 3만 달러가 무려 300만 달러 이상으로 초과 달성되었다고 합니다.
'착한' 대출로 빈곤 퇴치한 유누스
'착한' 대출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e Yunus)라는 교수이자 기업인이 그 주인공인데요. 그는 미국 유학 생활(밴더빌트대학 경제학 박사 학위)을 마치고 1972년 치타공(Chittagong)
대학 경제학과 교수직을 제의받고 귀국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국민 대부분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당시 27달러(우리 돈 약 2만 8,000)가 없어 고리 대금업자의 횡포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하도 딱해서 돈을 갚을 것을 약속받고 자신의 돈을 빌려주었는데, 이것이 무담보 소액 대출 제도인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credit)의 시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못사는 주민들에게 담보 없이 돈을 꿔주다가 1976년에는 아예 은행에서 자신이 직접 대출받아 그 돈으로 다시 빈민들에게 돈을 대출하는 '그라민' 은행 프로젝트'(Grameen Bank Project)를 운영하게 됩니다. 3년 후에는 500여 가구를 절대 빈곤에서 해방시켜 주었답니다. 극빈자 무담보 대출이었으나 회수율이 무려 99%에 달했으며, 그동안 대출을 받은 극빈자 6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가난은 사회 구조에 기인한다"라는 말을 믿고 빈곤을 타파하기 위해서 마이크로크레디트 운동 펼친 결과입니다.
그가 만든 그라민 은행은 돈을 빌린 가난한 주민들에 의해 운영되기 시작했는데, 주민들이 은행 총자산의 90%를 소유하고 나머지 10%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대출과 저축을 하는 사람들 중 97%가 취약층 여성이라고 합니다.
'사회 이익이 곧 빈곤의 완화'라는 무하마드 유누스의 신념이 완성되기 시작하자 세계 각국은 놀라며 이를 모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착한' 대출을 통한 빈곤 퇴치의 공로를 인정받은 유누스는 2006년 노벨 평화상과 마더 데레사상을 연거푸 받게 됩니다. 이처럼 유누스의 착한 대출은 또 다른 착한 저축으로 이어져 빈곤 퇴치를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은행 주주가 되고, 빌리고 갚는 것도 정확하고 양심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제는 선순환으로 잘 굴러가고 있답니다.
'욱' 하는 성질을 못 이겨 이웃에게 총기를 겨누고 쏘는 무서운 세상입니다. 매장 주인의 '착한' 가격, 케이크를 위한 '착한' 소비, 은행의 '착한' 대출이라는 '착한' 신드롬이 왕버꽃처럼 피어나 '착한' 마음이 온 세상에 아름답게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흥선(가브리엘) (사) 청소년 금융교육 협의의회 사무국장
From 참 소중한 당신 2015년 4월호
세마리 토끼 (경제관, 인성, 신앙)를 잡는 우리 아이 경제 교육에서